2008-2009 프로배구가 재미있어졌다.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이 주어지는 3위 자리를 놓고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이 승차 없이 각각 3,4위에 오르며 혼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끝날 수 있었던 올 시즌 프로배구 최대의 흥행 주역인 셈이다.

특히 두 팀은 1위 현대캐피탈과 2위 삼성화재보다 명확한 `약점'을 갖고 있어 팬들로서는 남은 기간 어느 팀이 약점을 보완해 3위에 오르느냐를 보는 것도 좋은 구경거리다.

27일 열린 LIG손보와 대한항공전은 양 팀의 `아킬레스건'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승리한 LIG손보는 이경수(26득점), 카이(24득점), 김요한(18득점)으로 구성된 양 날개가 무서운 폭발력을 과시했다.

이들이 올린 68점은 팀 전체 득점의 87%에 달했다.

반면 센터 안의재와 하현용은 합해서 7득점(9%)에 그쳤다.

이를 뒤집으면 상대팀이 LIG손보의 양 날개만 잘 봉쇄한다면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박기원 감독도 27일 경기 직후 "황동일이 센터 하현용한테 더 많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결국 LIG손보가 3위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센터 공격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대한항공은 `칼라 변수'가 3위 싸움에 절대적임이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이날 LIG손보 이경수와 김요한은 외국인 선수 칼라에게 스파이크 서브를 집중했다.

이에 칼라는 불안하게 공을 리시브하거나 아예 코트 바깥으로 날려버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진준택 감독은 3세트 중반부터는 칼라를 빼고 경기를 치렀다.

시즌 초반 공격은 물론 수비도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던 칼라가 이제는 다른 팀의 주요 타깃이 되는 애물단지가 됐다.

여기에다 라이트 김학민도 시즌 초반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진 감독은 "공격의 세기가 부족하다.

블로킹이 왔을 때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은 "LIG손보는 센터 공격의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세터 황동일의 안정적 플레이가 더 필요하다"라고 지적했고 "대한항공은 20점 이후나 승부처에서 리시브 실패 등 범실이 나오는 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LIG손보와 대한항공 중 어느 팀이 남은 기간 약점을 보완할 지가 3위 싸움의 승자를 가르는 절대적 요소가 될 것임이 자명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