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죠, 저 한국말 잘해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코리안 브라더스 멤버'에 가입한 오승준(27.미국이름 제임스 오)은 처음 출전한 소니오픈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표정은 밝았다.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지만 PGA 투어라는 꿈의 무대에 서지 못하고 몇 년전 골프를 포기할 뻔했던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가족이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오승준은 4살 때부터 골프를 좋아하던 아버지 오민구(56)씨를 따라 골프채를 잡았다.

드라이버를 잡으면 300야드를 훌쩍 넘기던 오승준은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들어섰고 2003년에는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 마크 크리스토퍼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PGA 투어 멤버의 꿈을 키워 오던 오승준은 그러나 2006년 12월 집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갈비뼈를 심하게 다치면서 골프채를 다시 잡지 못할 줄 알았다.

2년간 재미교포 선수들의 레슨을 해주던 오승준은 부상이 회복되면서 골프채를 잡았고 작년 12월 지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7위의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부상 때문에 쉬느라 실전 경험이 없었다"는 오승준은 하와이의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소니오픈 첫날 3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오승준은 "바람이 너무 불어 홀 옆에 볼을 붙일 수가 없었다"며 힘들어 했지만 힘겹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가 진 연습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계속했다.

(호놀룰루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