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훈련을 받아보니 장거리 훈련에 적합한 면이 많아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지훈련차 미국에 온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20.단국대)은 건강하고 여유가 있는 얼굴로 일주일 미국 훈련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3일 오전(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실외수영장. 박태환을 비롯한 10여명의 선수들이 캘리포니아의 겨울 햇볕이 작열하는 가운데 쉴 새 없이 25m 거리의 수영장을 오가며 물살을 갈랐다.

미국의 장거리 대표선수 라슨 젠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를 길러낸 데이브 살로 USC 수영팀 감독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가끔 휘파람 소리까지 내면서 선수들을 다그쳤다.

이날 오전 7시30분 시작된 훈련은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고 2시간 동안 계속됐다.

박태환은 외국 선수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거뜬히 살로 감독의 담금질을 이겨냈다.

그가 전지훈련 장소로 미국을 선택한 데는 살로 감독의 영향이 컸다.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세계적인 선진 수영을 좀 배우고 싶어서 미국에 왔다"면서 "올림픽 이후 호주나 미국 수영에 선진기술이 많아서 둘 중에서 골랐는데 미국의 살로 감독이 장거리 훈련에 적합한 면이 많아서 미국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감독은 호주와 비교하면 좀 더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는 것 같다"라면서 "살로 감독이 그때그때 부족한 면을 지적해주고 저를 좋은 선수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오전과 오후 각 2시간씩 수영 훈련을 소화하고 저녁에는 체력훈련을 하며 틈틈이 영어공부도 하고 있다.

그는 "훈련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아 단기간에 알 수 있는 면이 많지 않지만 다른 장거리 선수들과 훈련해보니 장거리훈련에 적합한 면이 많은 것 같고 재미있는 훈련도 많아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태환과 같이 훈련을 하는 선수 중에는 베이징올림픽 수영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우사마 멜루리(튀니지)도 끼어 있었다.

박태환은 이번 전지훈련 기간에 턴 동작과 지구력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25m의 짧은 수영장은 턴 동작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기에 제격이었다.

박태환은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베이징올림픽 1,500m에서 잇달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1,500m에서 부진을 많이 겪었고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00m에서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고 살로 감독이 많이 신경을 써주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운동 이외에 영어도 배우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미국 생활을 전했다.

영어는 누구한테 배우냐는 질문에 "영어 선생님한테 배운다"고 즉답, 를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3일 SK `박태환 전담팀'과 미국에 온 박태환은 약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다음달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