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프라이스 7가지 비결…거리 첫째 방향은 그 다음
1~2인치 더 앞쪽에 티업하고 티는 높게 꽂아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짐바브웨에서 자란 프로골퍼 닉 프라이스(52·사진)는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미국PGA투어에서 18승을 올린 뒤 지금은 시니어(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1994년엔 브리티시오픈과 USPGA챔피언십을 동시에 제패하며 그 이듬해까지 근 1년간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한 선수.그가 골프전문지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최근호에 '드라이버샷 고수가 되는 비결'을 소개했다. 정규투어 시절 장타력보다는 정확성으로 승부했던 프라이스이기에,장타에 대한 열망이나 연구가 그 어느 선수보다 강했을 법하다.


▲거리가 첫째,방향은 그 다음=최근 드라이버는 스윗스폿(유효타점)이 볼보다 크다. 이는 볼이 페이스 어디에 맞든 웬만큼 나가게 돼 있다는 뜻.따라서 힘껏 쳐도 터무니없는 샷은 나오지 않는다. 내 경우 85%의 힘으로 스윙했지만,요즘 선수들은 대부분 90% 이상의 힘으로 스윙한다.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멀리 나가 그린에 접근하므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는 데 주력하라.컨트롤은 그 다음이다.

▲드로 구질을 익혀두라=프로들이 페이드를 잘 구사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따라할 생각을 하는 아마추어가 있다면 오산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페이드는 다르다. 프로의 페이드는 목표라인 안쪽에서 볼에 접근하는 '드로 타입'의 스윙을 하면서 임팩트 순간 페이스를 오픈하면서 나오지만,아마추어의 페이드는 깎아치는 스윙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까딱 잘못하면 슬라이스로 연결되는 것이다. 드라이버를 잘 치려면 드로를 잘 구사해야 하고,그래야 강력하고도 견실한 탄도로 볼을 멀리 보낼 수 있다.

볼을 더 앞쪽에 티업하라=베테랑과 신예들의 드라이버샷 거리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 때가 2004년이었다. 그 해 마스터스 파5홀에서 내가 4번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할 때 타이거 우즈,세르히오 가르시아 같은 선수들은 7번 아이언을 잡았다. 72홀 전체로 따지면 그 거리 차이가 얼마나 컸겠는가.

거리는 두 가지에 좌우된다고 내 나름대로 결론지었다. 백스윙을 더 크게 하거나 볼을 더 앞쪽에 놓은 채 티샷하면 거리는 늘게 돼 있다.

볼 위치의 경우 오른손잡이라면 왼발선상에 놓는 것이다. 볼을 1~2인치 더 앞에 놓고,티를 더 높게 꽂으면 업스윙 단계에서 콘택트돼 '캐리'(떠가는 거리)와 '롤'(굴러가는 거리)이 더 늘어난다.

볼이 낙하할 때 궤도를 잘 살펴라=그레그 노먼의 최근 드라이버샷은 많이 떠 궤도의 정점에 이른 뒤 한참 동안 전진해 땅으로 떨어진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들은 샷이 정점에 이른 후 총에 맞은 새처럼 곧바로 낙하하고 만다.

물론 노먼과 같은 구질이 바람직하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쳐본 뒤 마지막 낙하 순간의 궤도를 주목하라.정점에서 거의 수직으로 떨어진다면,볼에 스핀을 덜 주면서 발사각도는 높은 클럽을 골라야 한다. 그러면 15야드는 더 나갈 것이다.

위험회피형 갬블러가 돼라=벙커를 넘기거나,도그레그홀을 가로지르거나,파5홀에서 워터해저드를 넘겨 2온을 노리는 티샷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나 이때 기본 룰이 있다. 평소 스윙을 하여 캐리로 그 위험지대를 넘기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단념하라는 것.그것을 넘기려면 힘을 더 써서 스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마찬가지다. 레이업하거나 장애물 반대편으로 날려야 한다. 도박을 했다가 실패하면 1타 이상의 손실이 따르는 것은 물론, 자책감에 빠져든다.

평평한 곳에 티업하라=티잉그라운드가 완벽하게 수평을 유지하리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움푹 파인 곳도 있다.

볼보다 두 발이 0.5인치만 높거나 낮아도 '사이드힐 라이'에서 샷을 하게 되는 셈이다. 평평한 곳,그래서 라이가 가장 좋은 곳을 골라야 한다. 그곳이 티마커 옆이라도 상관없고,한두 클럽 뒤쪽이라도 상관없다. 그것이 실수를 막는 길이다.

왜글을 잘 이용하라=요즘 선수들은 왜글을 잘 안 하는 편이다.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은 아주 조금 하는 축에 들고,애런 배들레이는 아예 안 한다. 그밖에도 상당수 선수들이 가만히 백스윙에 들어간다. 왜글은 폼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긴장을 풀어주고,해야 할 스윙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프리샷 루틴이다.

잭 니클로스,아널드 파머,벤 호건,샘 스니드….모두 독특한 왜글 동작을 갖고 있으며 환상적인 드라이버샷을 날린 선수들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