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해 은반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군포 수리고)와 아사다 마오(이상 18.일본)가 쉴 틈도 없이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2009년 2월2~8일.밴쿠버)를 겨냥한 혹독한 '자기와 싸움'을 시작한다.

지난 9일 입국해 2008-2009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자선 아이스쇼를 치르느라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던 김연아는 28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떠났다.

아사다 역시 지난 주말 전일본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 4대륙대회와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미국 LA) 출전권을 모두 따내는 성과를 거두며 올해 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김연아와 아사다의 대결은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그랑프리 파이널로 불을 지핀 한일 '피겨요정' 맞대결은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절정에 이르게 된다.

특히 이번 4대륙대회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종목의 '프레 올림픽'으로 치러지는 만큼 1년 앞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윤곽을 그려볼 좋은 기회여서 김연아와 아사다 모두 남다른 각오로 대회 준비에 나설 수밖에 없다.

◇연아 '완성도는 높이고 실수는 줄이고'
전지훈련지가 캐나다 토론토인 김연아로선 시차적응에 대한 걱정이 없어 아사다보다 4대륙대회 준비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한 달 이상 남은 대회 기간까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연아는 출국 인터뷰에서 "시즌 후반부인 만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면서 실수를 줄이고 싶다.

이를 통해 좋은 점수를 따겠다"라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 없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온 만큼 실수만 줄이면 충분히 우승을 점쳐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4대륙 대회뿐 아니라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도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시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춰졌다.

◇아사다 '연속 3회전 점프 2회 도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두 차례 트리플 악셀(공중 2회전반)을 앞세워 김연아의 벽을 넘어 3년 만에 우승을 달성한 아사다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3연패를 차지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사다는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을 받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연속 3회전 점프를 실수했다.

이번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남자 선수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체력은 물론 완성도까지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운 정석 점프로 가산점을 따는 김연아와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사다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4대륙대회 직전까지 국내에서 연습하고 나서 캐나다로 들어가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