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축구는 득점순위 상위권에 여전히 '국산' 스트라이커보다 외국인 골잡이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을 제외하고 팀당 26경기씩 치른 정규리그만 놓고 볼 때 득점 랭킹 10위 안에는 용병이 7명이었고, 토종 공격수는 3명이었다.

10명 중에 토종이 단 2명뿐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조금 나아졌지만 대부분 팀이 여전히 걸출한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1위는 성남 일화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두두였다.

두두는 정규리그 26경기에 모두 출전해 15골을 쓸어담으며 경기당 0.58골이라는 높은 득점력을 보였다.

2위부터 4위까지도 데얀(26경기 14골.서울), 라돈치치(26경기 13골.인천), 에두(25경기 12골.수원)가 자리 잡으며 상위권을 용병이 독차지했다.

이어 5위에 토종 골잡이 이근호(26경기 11골.대구)가 이름을 올리며 체면을 살렸고, 장남석(24경기 10골.대구)과 서동현(22경기 9골.수원)이 각각 6, 7위에 랭크됐다.

이후 8위부터 10위까지는 루이지뉴(16경기 8골.울산)와 에닝요(19경기 8골.대구), 슈바(19경기 8골.전남)의 순이었다.

득점 10위 내에 용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로 8년째 이어져 온 현상이다.

2000년에는 10위 안에 국산 공격수가 8명이나 몰려있었지만 2001년 10위권에 용병이 6명이나 들어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그나마 2003년 김도훈과 2006년 우성용이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위안이 됐지만 다른 해에는 국산 골잡이가 용병의 기세에 눌리는 형국이 되풀이됐다.

이 같은 토종 골잡이의 부진은 대표팀 골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뿐만 아니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나선 23세 이하 대표팀도 매번 골 가뭄에 시달리며 축구팬의 질책을 받아야 했다.

도움 순위에서도 용병의 득세는 비슷했다.

1∼3위를 브라질리아(13경기 6도움.울산), 에닝요(19경기 6도움.대구), 데닐손(19경기 6도움.포항)까지 용병이 차지하는 등 10위 안에 용병이 7명이나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