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맨체스터 더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00호 골을 결승 득점포로 장식한 웨인 루니와 함께 팀 승리에 앞장섰다.

박지성은 30일(한국시간) 밤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2008-2009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후반 44분 존 오셔로 교체될 때까지 8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맨유는 루니의 선제 결승골과 박지성의 공.수 활약으로 1-0으로 승리, 지난해 두 차례 패배를 안겼던 맨시티에 설욕했다.

지난 9일 아스널과 정규리그 11라운드부터 23일 애스턴 빌라와 13라운드까지 네 경기 연속 선발로 뛰었던 박지성은 26일 비야 레알(스페인)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숨을 고른 뒤 1주 만에 선발로 출격했다.

루니와 부상에서 복귀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맨유의 투톱을 이룬 가운데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맨시티 공략 중책을 맡았다.

박지성은 주로 오른쪽 날개를 책임지면서도 중앙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박지성이 돋보인 건 전반 7분.
오른쪽 엔드라인 부근까지 깊숙이 파고든 박지성은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달려들던 루니가 오른발 슛을 날렸다.

그러나 힘이 붙지 않은 공은 골키퍼 조 하트의 선방에 막혔다.

공격 포인트를 추가할 좋은 기회였으나 루니의 슛이 골로 연결되지 않은 게 못내 아쉬웠다.

박지성은 전반 19분에 상대 진영 오른쪽 미드필드를 드리블로 돌파하다 미카 리차즈로부터 프리킥을 얻어내고 25분에는 반대편에 있는 호날두를 보고 긴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두 번 모두 결정적인 공격 기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맨유는 전반 22분 베르바토프의 헤딩슛과 25분 에브라의 오른발 슛을 골문을 외면했고 반격에 나선 맨시티도 31분 리카즈의 슛과 34분 호비뉴의 프리킥이 왼쪽 골대를 맞거나 벗어났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0-0의 균형을 깬 건 10월22일 셀틱(스코틀랜드)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99호 골을 넣고 나서 아홉수에 걸려 한 달 넘게 골맛을 보지 못했던 루니.
루니의 100호 골은 박지성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박지성은 전반 42분 상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혼전 중에 공이 뜨자 헤딩으로 왼쪽 측면으로 침투한 마이클 캐릭에게 패스했다.

캐릭이 강하게 찬 공을 골키퍼 하트가 쳐내자 골지역에 도사리고 있던 루니가 오른발로 우겨넣어 굳게 닫혔던 맨시티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박지성은 후반 들어 세 차례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아깝게 시즌 2호골 사냥에 실패했다.

후반 3분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단독 드리블로 돌파하다 숀-라이트 필립스의 태클에 걸렸고 8분 뒤에도 루니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오른발로 슈팅을 하는 순간 몸을 던져 다리를 뻗은 리처드 던의 호수비로 무위에 그쳤다.

박지성은 후반 21분에는 대런 플래처가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찔러주자 골지역으로 미끄러져 넘어지며 발을 내밀었지만 발끝이 공을 스치지 않았다.

불안한 1점차 리드를 지키던 맨유는 후반 22분 골잡이 호날두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악재를 만났다.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호날두가 오른쪽 크로스에 헤딩하려고 점프를 한 뒤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는 공을 일부러 손으로 쳐낸 것. 주심은 옐로카드를 빼들었고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호날두는 퇴장 선언으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놓인 맨유는 박지성까지 수비에 가담해 철벽 방어를 펼쳤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후반 44분 박지성을 불러들이고 오셔를 투입했고 맨유는 실점하지 않고 점수를 잘 지켜 적지에서 귀중한 `맨체스터 더비' 승리를 일궈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