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대결이 기다려진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12월10~14일.고양) 여자 싱글에서 우승메달을 다툴 6명의 주인공이 모두 확정되면서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대회 3연패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연아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아사다 마오(18.일본)와 준우승을 차지한 카롤리나 코스트너(21.이탈리아)와 함께 나카노 유카리(23), 안도 미키(21.이상 일본) 등과 함께 여자 싱글 왕중왕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게 됐다.

관심거리는 역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와 3년 연속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서 나서는 것이다.

김연아는 지난 2006년 시니어무대 데뷔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아사다와 두 차례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서 대결을 펼쳐 모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김연아가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190점대 점수로 석권하면서 일찌감치 그랑프리 파이널행을 확정했지만 아사다는 지난 4차 대회에서 자신의 시니어 무대 최저점으로 2위에 그치고 나서 절치부심 끝에 자국에서 열린 6차 대회에서 191.13점으로 우승하면서 힘겹게 출전 티켓을 잡았다.

이 때문에 완벽한 기술을 앞세워 여유 있는 스케이팅을 즐기는 김연아와 두 차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앞세운 공격적 스케이팅을 무기로 내세운 아사다의 자존심 대결이 불꽃을 튈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더불어 여자싱글 세계랭킹 4, 5위에 오른 나카노와 안도 역시 각각 2005년 대회 동메달과 2004년 대회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아사다는 지난 29일 그랑프리 6차 대회 'NHK 트로피'에서 우승하고 나서 김연아와 재대결을 앞둔 굳은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연아와 이번 시즌 처음 만나는 것이라서 기다려진다"며 지난 2005년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사다는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90점 정도 주겠다.

우승도 좋지만 원래 내 점프 감각을 찾은 게 기쁘다.

트리플 악셀을 두 차례 시도했던 것도 기분이 좋다"라며 "비록 두 번째 트리플 악셀이 다운그레이드 됐지만 새로운 목표가 생긴 만큼 준비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3인방의 또 다른 주자인 안도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서는 힘 있고 자신이 있는 연기를 100%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던 안도는 이번 시즌 컨디션 난조로 최악의 연기를 보이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의 막차를 탔지만 자신의 '필살기'인 쿼드러플 살코(공중 4회전)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른쪽 발목 통증에도 2년 연속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나카노 역시 "그랑프리 파이널은 트리플 악셀과 연속 3회전 점프를 도전하기에 좋은 무대"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