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8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린 ADT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상금 100만달러를 차지한 신지애(20.하이마트)는 공식 인터뷰에서 "2009년 LPGA 투어 신인왕이 목표"라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24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천52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로 우승한 신지애는 "올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처음 우승할 때는 약간 긴장됐지만 오늘은 편안했다.

최종 라운드까지만 살아남자는 목표였기 때문에 오늘은 최선을 다해 치자는 생각으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지애와 LPGA 투어 사무국의 공식 회견 내용.

--한국에서 시즌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7승, 일본에서 한 번, LPGA에서 세 번 우승을 차지했다.이번 시즌에 대해 말해 달라.

▲35개 대회에 출전하느라 매우 빨리 지나간 한 해였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만 우승했는데 올해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정상에 올라 특별했다. 작년에는 TV로만 보던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16번홀 상황은.

▲드라이브 샷이 홀 150야드 정도에 떨어졌고 8번 아이언으로 홀 1.5피트 정도에 붙였다. 핀 위치가 까다로웠고 바람이 강한데다 카리 웹이 1타 차로 따라온 상황이라 상당히 긴장됐다. 그러나 결국 버디를 잡으면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웹이 말하기를 당신이 박세리 이후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선수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나는 내년에 LPGA 투어에 데뷔하는 선수고 박세리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다. 아직 LPGA 멤버도 아닌 나로서는 내년이 매우 중요하다.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00만달러로 무엇을 할 것인가.

▲다들 그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아버지와 상의해야 할 것 같다. 먼저 지금 한국은 매우 춥기 때문에 일부 자선기금으로 내고 또 미국에 살 집을 찾아봐야겠다. 많은 한국 선수들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사는데 나도 올랜도 아니면 캘리포니아를 생각하고 있다. 아직 어디 살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우승을 한 느낌이 다른 나라에서 우승했을 때와 어떻게 다른가.

▲많이 다르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는 긴장됐지만 이번에는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상태에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서인지 한결 편안했다. 처음 목표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살아남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이뤘기 때문에 오늘은 최선을 다하자는 자세로 나왔다.

--파를 지켜가자는 전략이었나.

▲코스가 어려운데다 그린 스피드가 빨랐고 바람이 세게 불어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6번홀에서 핀을 공략하다 공을 물에 빠트렸는데 '아직 12개 홀이 남았다'라는 생각으로 다시 드라이버를 잡았다. 그린을 놓쳤지만 결국 파로 막았는데 6번홀이 오늘의 포인트였던 것 같다.

--이번 대회가 안니카 소렌스탐의 마지막 대회였는데.

▲나도 소렌스탐과 함께 플레이를 해보고 싶지만 이제 더 기회가 없게 됐다. 사실 어제 꿈에 소렌스탐이 나와 "당신과 함께 치고 싶은데 이번이 마지막 대회라니 아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골프와 관련된 꿈을 자주 꾸나.

▲가끔 꾼다. 사실 내 꿈은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다. 당장 내년에는 세계 1위보다 신인왕을 목표로 차근차근 이뤄 나가겠다.

--100만달러 상금을 의식했나.

▲아니다. 우승하는 것이 1차 목표였고 상금은 그다음이었다. 우승하면 상금은 따라오는 것 아닌가. 어쨌거나 100만달러를 받게 돼 기쁘다.

--웹은 당신이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고 퍼트 실수가 없으며 특별한 약점이 없다고 한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치지 않고 퍼트를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간단한 템포를 지키는 것뿐이다. 오늘은 샷 감각이 좋았는데 전반까지는 웹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 약간 긴장했다. 그러나 웹이 11번홀부터 3연속 보기를 해 편안해졌는데 사실 나는 긴장을 즐기는 편이다.

--웹이나 당신의 캐디는 당신이 전혀 긴장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긴장을 없애는 비결이라도 있는가.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긴장이나 부담감을 느낀다. 중압감을 느낄 때면 더 미소를 지으려고 한다. 아니면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면서 긴장을 풀려고 하는 편이다.

--영어 공부를 따로 하는가. 영어 실력이 더 좋아졌다.

▲그렇지는 않다. 8~9개월 정도 호주 캐디와 함께 다니면서 영어에 익숙해졌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면서 영어에 더 노력을 기울이려 했다.

--대회 시작되기 전에 골프 코스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두 번 연습라운드를 했는데 그린 속도가 빨라 퍼트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공을 홀에 넣는다기보다 가까이 붙인다는 생각으로 했다.

--앞으로 계획은.

▲오늘 바로 일본으로 떠난다. 다음 주 리코컵이 있고 그다음 주에는 한일핀크스컵이 열린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와서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