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에 재승선한 `왼발 달인' 염기훈(25.울산)과 축구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수비수 임유환(25.전북), 미드필더 하대성(23.대구)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염기훈은 10일 낮 12시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인 사 우디아라비아 원정 대표팀 멤버에 합류했다.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뒤 9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전과 북한전에서 두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던 염기훈은 허정무호의 간판 골잡이로 떠오른 듯 했다.

하지만 그해 4월 왼쪽 발등뼈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고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와일드카드 후보로 유력했지만 부상이 재발하면서 뽑히지 않는 불운을 맛봤다.

긴 재활을 거쳐 9월 복귀전을 치른 염기훈은 마침내 대표팀 복귀 뜻을 이뤘다.

허정무 감독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크로스가 좋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을 구사하는 염기훈이 필요했던 것이다.

소속팀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는 데 일조한 염기훈도 대표팀에서 의욕이 남다르다.

그는 "그동안 경기 시간을 늘려왔고 몸무게도 많이 빠졌기 때문에 몸이 좋다"며 부상 우려를 불식시킨 뒤 "골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이 사우디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왼쪽 사이드를 보니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고 어시스트도 잘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대표팀 내 주전경쟁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4-1 승리 때 왼쪽 날개를 맡아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던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6일이나 17일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15일 카타르와 평가전 때 베스트11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 수비요원인 임유환과 중원에서 주전 자리를 다퉈야 할 하대성도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임유환은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전남)가 무릎 부상으로 허정무호에서 낙마하면서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고 이근호와 대구FC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이끌었던 하대성은 창의적인 전진패스와 간결한 볼터치가 강점이어서 허정무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임유환은 팀 동료인 강민수(전북), 조용형(제주), 김치곤(서울) 등과 포백라인의 중앙수비수 두 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이고 하대성은 오른쪽 날개에서 이청용(서울)과 주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임유환은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남겠다. 무릎도 많이 좋아졌고 같은 포지션의 강민수, 김치곤 등과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하대성도 "내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