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넷째 주 미국과 국내에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골프쇼가 펼쳐진다.

미국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스타전격인 투어챔피언십이 치러지고 잠시 휴식을 가졌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은 나비스타클래식에서 우승컵 수집을 재개한다.

숨가쁜 하반기 일정을 이어가는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는 우승 상금이 1억원이 넘는 이른바 '특급 랠리'의 첫번째 대회인 삼성베네스트오픈을 연다.

날씨가 나쁘다고 선수들이 애써 치른 성적을 멋대로 말소해버려 말썽을 빚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상금왕 경쟁의 분수령일 될 KLPGA선수권대회를 치른다.

◇신세계배 KLPGA선수권대회(9월24일∼26일. 경기도 이천 자유골프장)
SK에너지인비테이셔널에서 KLPGA 경기위원회가 내린 성급한 2라운드 취소 결정 탓에 우승 기회를 놓친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가 상금왕 3연패로 가는 길목에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신지애는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키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을 오가는 사이 서희경(22.하이트), 김하늘(20.코오롱)이 턱밑까지 쫓아와 이제는 여유가 많지 않다.

서희경은 9천400만원 차이로 따라 붙었고 김하늘은 1억3천만원 차이로 좁혀왔다.

서희경이나 김하늘에게 KLPGA선수권대회 우승컵을 내주면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

더구나 신지애는 이 대회를 마친 뒤 다시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 나서느라 국내 대회를 빠져야 한다.

SK에너지인비테이셜에서 겪은 아쉬움도 풀어야 하는 신지애로서는 이래저래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

서희경과 김하늘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신지애가 자리를 비운 덕을 봤다는 뒷말이 싫어서 상대가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신지애(4승), 서희경, 김하늘(이상 3승)에 이어 시즌 3승 대열 합류를 노리고 있는 홍란(22.먼싱웨어)은 2006년 이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역전패를 당해 2위에 그친 한풀이에 나선다.

언니들의 상금왕 경쟁에 가려 다소 빛을 잃은 신인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유소연(18.하이마트)과 최혜용(18.LIG)도 시즌 2승째에 도전장을 냈다.

엑스포츠가 매일 오후 1시부터 중계한다.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삼성베네스트오픈(9월25일∼28일.경기도 가평 가평베네스트골프장)
삼성베네스트오픈 우승 상금은 1억2천만원으로 웬만한 투어 대회의 곱절이다.

앞서 열린 12개 대회 가운데 우승 상금이 1억원을 넘는 대회는 3개 뿐이었다.

그러나 삼성베네스트오픈에 이어 한국오픈(3억원), 신한동해오픈(1억5천만원) 등 우승 상금 1억원이 넘는 대회가 줄줄이 열린다.

황인춘(34.토마토저축은행)을 4천만원 차로 앞서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에겐 놓칠 수 없는 '특급 랠리'의 시발점이다.

황인춘이 같은 기간 일본프로골프 아시아-태평양 파나소닉오픈에 초청을 받아 자리를 비운 사이 김형성은 시즌 3승과 함께 상금 1위 자리를 다질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아시아투어를 겸한 매경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일본대회에서 초청장을 받은 황인춘은 이번 대회를 빠져도 한국오픈과 신한동해오픈에서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챔피언 장익제(35.하이트)와 작년 우승자 이승호(22.투어스테이지), 그리고 가평베네스트가 안방인 강욱순(42.삼성전자)와 3년만에 우승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린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파71 코스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조직위원회는 537야드짜리 파5홀인 1번홀을 505야드 길이의 파4홀로 바꿨다.

전장 7천14야드의 파71 코스가 되면서 난이도 조정을 위해 러프를 줄인 대신 그린을 어렵게 만들었다.

롱아이언을 잘 구사하고 그린 플레이가 정교한 선수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1, 3라운드는 SBS골프채널이 오후 2시부터 중계하고 2라운드와 4라운드는 SBS 가 중계를 맡았다.

4라운드는 오후 3시3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PGA 투어 챔피언십(9월26일∼2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
원래 PGA 투어가 시즌을 마감하는 대회였던 투어챔피언십은 작년부터 플레이오프가 도입되면서 플레이오프 최종전으로 성격이 바뀌었지만 정상급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시즌을 마무리하는 무대이다.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단 30명 뿐이다.

PGA 투어는 이 대회 이후에도 '가을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7개 대회가 더 열리지만 내년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중위권 이하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무대라서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스타들은 나서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됐다.

올해 투어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미국)이 결장한데다 비제이 싱(피지)이 일찌감치 1천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이 걸린 플레이오프 우승을 확정지어 다소 맥빠진 대회가 됐다.

하지만 미국이 9년만에 우승을 탈환한 라이더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특히 미국의 우승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마음을 합쳤던 미국 대표 10명은 양보없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

라이더컵에서 상종가를 친 재미동포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필 미켈슨, 짐 퓨릭, 케니 페리, 스티브 스트리커, 채드 캠벨, 스튜어트 싱크, 벤 커티스, 저스틴 레너드, 헌터 메이헌 등 팀 동료들을 꺾고 명실상부한 '포스트 타이거'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이다.

라이더컵 최종라운드에서 앤서니에게 대패하는 망신을 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이를 악물고 명예회복을 벼르고 나선 것도 흥미진진하다.

라이더컵에 나갈 수 없었던 최경주(38.나이키골프)와 어니 엘스(남아공),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등도 시즌 최종전의 왕좌를 노리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7천154야드)은 정상급 선수라면 하루 4∼5타씩 줄일 수 있는 손쉬운 코스여서 최고 스타들의 화려한 버디쇼를 감상할 수 있다.

◇LPGA투어 나비스타클래식(9월26일∼29일.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 RTJ골프트레일골프장)
6월부터 8월까지 열린 9개 대회에서 메이저 왕관 2개를 포함해 6승을 쓸어담았던 '코리언 시스터스'가 3개 대회 동안 쉰 우승컵 수집을 위해 다시 뭉쳤다.

나비스타챔피언십에는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20.SK텔레콤)와 최나연(21. SK텔레콤)만 뺀 한국 자매 군단의 주력이 대부분 출전한다.

올해 2승을 올린 이선화(22.CJ)가 선봉에 나선다.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많지만 한 시즌에 3승 이상을 올린 선수는 아직 박세리(31) 뿐이다.

'리틀 박세리' 이선화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세리에 이어 두번째로 시즌 3승을 올린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긴다.

이 대회를 마치고 여동생 결혼식 참석차 귀국길에 오르는 박세리는 우승컵을 안고 인천공항에 내리겠다는 포부이다.

결혼식 준비로 분주한 김미현(31.KTF)은 예비 신랑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겠다는 복안이고 아들과 휴가를 보낸 뒤 현장에 복귀한 한희원(30.휠라코리아)은 서운함을 우승으로 달래겠다는 심산이다.

아직 우승이 없는 장정(28.기업은행)과 시즌 2승을 노리는 지은희(22.휠라코리아),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월 사이베이스클래식 우승 이후 넉달 동안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경계 대상이다.

신인왕을 사실상 확정한 청야니(대만)와 펑샨샨(중국)을 내세운 '차이나 타이푼'도 복병으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