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스트라이커 신영록(21.수원)과 정대세(24.가와사키)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향한 첫 관문에서 뜨거운 골 대결을 펼친다.

신영록과 정대세는 10일(한국시간)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훙커우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남북 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란히 낙점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득점기계'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영록바'라는 별명을 얻은 신영록은 뛰어난 돌파력과 과감한 몸싸움을 선보이면서 일찌감치 차세대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인정을 받아왔다.

지난 2004년 아시아청소년(U-20)선수권대회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결승골로 팬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신영록은 올림픽대표팀을 거쳐 허정무호에 이르기까지 엘리트 코스를 제대로 밟고 있는 공격수다.

올해 K-리그에서는 6골 3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의 정규리그 선두 질주에 큰 역할을 했고, 지난 5일 요르단과 평가전을 통해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부푼 꿈을 안고 월드컵 최종예선 무대에 나선 신영록의 비교 대상은 역시 북한의 정대세. 폭발력 있는 드리블과 정확한 슛을 '공통 분모'로 가지고 있는 두 선수의 그라운드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올해 세 차례 대결에 모두 출전해 1골을 터트린 정대세는 재일교포 3세이지만 어릴 때부터 조총련계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레 북한을 모국으로 삼았고,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북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신영록보다 1년여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한 셈이다.

정대세는 지난 2월 한국과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만나 동점골을 터트린 뒤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독특한 가족사와 더불어 현란한 말솜씨로 금세 유명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 때문에 신영록과 정대세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취재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퉁지(同濟)대학교에서 첫 훈련을 마친 신영록은 '정대세와 비슷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솔직히 공통점을 잘 모르겠다"고 웃음을 지은 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전력에 도움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정대세도 국내 취재진과 짧은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북한이 꼭 이길 것"이라며 "득점할 자신이 있다.

힘을 다해서 한국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겠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