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얼짱'으로 유명한 장애인 여자수영 대표선수인 김지은(25)이 8일 저녁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1분18초54의 기록으로 전체 8명의 선수 중 5위에 올랐다.

자신의 최고기록을 4초 가량 앞당겼지만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에린 포포비치가 터치패드를 찍은 시간보다는 6초72나 뒤질 만큼 아직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는 기량 차가 있었다.

김지은은 50m까지는 선두권과 거리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50m 지점에서 턴을 하면서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졌다.

아마 베이징에 와서 탈이 난 어깨 때문인 듯 했다.

김지은은 최근 어깨가 정상적이지 않아 선수촌에서 아침 저녁으로 마사지를 받아 왔다.

그러나 김지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장애인여자 선수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5위라는 기록도 사상 최고의 성적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역영이었음을 보여주듯 경기 직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김지은의 다리는 계속해서 떨렸다.

그러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는 "기록을 4초 정도 앞당겼지만 어깨 부상으로 1분17초 이내에 들어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건 다소 아쉽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수영하면서 정말 세계의 벽은 높다는 점을 느꼈고 앞으로 더욱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태환 선수가 너무 잘해 국민들께서 이번에도 수영에 많은 기대를 하셨던 것 같다"라면서 "비록 메달은 못땄지만 메달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고맙겠고 무엇보다도 메달보다도 우리 장애인 선수들이 이렇게 도전하는 것 자체, 그 도전 정신을 높이 사주시면 고맙겠다"는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지은은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꼭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이 국제적인 대회에서 꼭 챔피언 자리에 오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기장에 온 언니에게 자랑스러운 동생이었는 지 물어보고 싶다며 가족애를 보여준 김지은은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치르겠다"며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김지은은 앞으로 100m 배영과 400m자유형 그리고 50m자유형에 출전하게 되며 특히 50m 자유형에서는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

(베이징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