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영웅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군으로 가지 않고 1군에서 대기하다 엔트리에 등록될 전망이다.

이승엽의 '사부(師父)'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박흥식 타격 코치는 27일 잠실 LG전에 앞서 "승엽이와 전화 통화에서 1군에 합류한다고 들었다.

아마 그래서 이날 아침 일찍 출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이승엽을 끝까지 4번으로 기용하며 무한 신뢰를 표시한 김경문 두산 감독도 이날 문학구장에서 SK와 일전을 벌이기 전 "승엽이가 일본으로 가기 전 '2군으로 가지 않고 1군에서 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승엽은 이날 일본 도착 후 곧바로 도쿄돔으로 이동, 하라 다쓰노리 감독에게 복귀 인사를 한 뒤 팀 훈련에 참가했다.

요미우리 계열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인터넷판에서 피곤한 기색도 없이 이승엽이 52번 스윙해 20개를 홈런으로 때렸다고 전했다.

하라 감독은 선발투수 사정을 봐가며 이승엽의 1군 복귀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승엽 대신 2군으로 갈 외국인 선수는 좌투수 에드리안 번사이드가 유력하다.

이승엽은 출국 전 팀으로부터 1군 합류 소식을 전해들었으나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신중하게 처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본선 풀리그에서 22타수3안타로 저조하다 막판 일본과 준결승전, 쿠바와 결승전에서 연거푸 결승 투런 아치를 폭발시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이날 출국 인터뷰에서 "타격감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훈련량이 적었고 일본에 가면 타격량을 많이 늘리겠다"고 말했기에 1군의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연습량을 늘리면 컨디션도 조만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은 타격 부진으로 4월14일 2군에 간 뒤 100여일 만인 7월25일 1군에 돌아왔다.

3루수 니오카 도모히로와 상대팀 선벌 투수가 좌완이냐 우완이냐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됐고 다섯 게임을 뛴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승엽의 타율은 0.141에 홈런 1개, 5타점으로 그의 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금메달'의 자존심을 살려 팀의 막판 레이스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인천연합뉴스) 장현구 진규수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