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모로코 출신 육상 장거리 선수 라쉬드 람지(28)가 제2의 조국 바레인에 올림픽 역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람지는 19일 베이징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 트랙에서 벌어진 남자 1,500m 결승에서 3분32초9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4년 LA 올림픽부터 참가하기 시작한 중동국가 바레인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는 처음으로 람지는 그것도 금메달로 역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 8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람지는 육상 중장거리에서 세계적인 스타다.

19세 때던 1999년 모로코 대표로 아프리카 주니어챔피언십대회에 1,500m에 출전, 은메달을 따내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는 2002년 세 명의 모로코 육상 선수들과 함께 군대에 직장을 마련하고 좋은 훈련 환경을 제공한 바레인으로 옮겼고 모로코에서 자신을 지도했던 칼리드 불라미 코치가 바레인육상연맹 코치로 부임하면서 의기투합, 제2의 조국에서 육상을 이끌기 시작했다.

람지는 바레인으로 터전을 옮기자마자 곧바로 국적을 취득했다.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800m와 1,500m를 한 대회에서 동시 석권한 첫 선수로 기록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발목 부상으로 지난해 고전하기도 했으나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건재를 뽐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500m와 5,000m로 종목을 바꿔 도전장을 던졌고 주종목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마침내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섰다.

한편 이날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러시아의 안드레이 실노프가 2m36을 넘어 우승했고 남자 원반던지기에서는 에스토니아의 게르드 칸터가 68m82를 던져 1위를 차지했다.

여자 100m 허들에서는 돈 하퍼가 12초54로 우승, 단거리 강국 미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100m에서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정상을 밟은 '썬더볼트'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200m 준결승에서 20초09를 찍고 무난히 결승에 올라 20일 밤 11시20분부터 미국 3인방과 우승을 다툰다.

볼트는 사상 아홉번째 100m-200m 동시석권을 노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