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직 은퇴 후 한가해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2008 베이징올림픽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11일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을 찾아 남자 예선 3조 경기를 지켜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는 "대단한 경기였다.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6월 은퇴해 그의 아내와 함께 빈곤 퇴치 등 자선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수영에선 세계 신기록이 터져나오고 있다. 11일 오전까지 나온 세계 신기록은 모두 7개.'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10일 오전 남자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4분03초84로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것을 시작으로 여자 개인혼영 400m의 스테파니 라이스(호주),남자 계영 400m의 미국팀,여자 배영 100m의 커스티 코벤트리(짐바브웨),남자 평영 100m의 기타지마 고스케(일본),남자 계영 400m의 호주와 미국 대표팀 등이 신기록을 경신했다. 특이한 점은 세계기록을 수립한 선수들이 모두 스피도의 새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LZR Racer)를 입고 있었다는 것.지난 2월 출시된 뒤 각종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양산해냈던 이 수영복이 올림픽에서도 신기록 잔치를 이끌고 있다.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19ㆍ단국대)도 레이저 레이서 원단으로 만든 반신수영복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북한 유도 영웅 계순희(29)가 베이징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계순희는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 57㎏급 2회전에서 바버라 하렐(프랑스)에게 절반패로 무릎을 꿇었다. 지도 1개씩을 받아 팽팽히 맞서던 계순희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하렐에게 절반을 뺏겼다. 계순희는 하렐이 8강전에서 줄리아 킨타발레(이탈리아)에게 지는 바람에 패자전에도 나가지 못하게 됐다. 계순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 금메달을 따낸 뒤 2000년 시드니올림픽 52㎏급 동메달,2004년 아테네에서는 57㎏급 은메달을 차지했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권을 향해 순항했다.

세계랭킹 4위인 이경원-이효정(이상 삼성전기) 조는 11일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배드민턴 여자복식 8강에서 싱가포르의 장얀메이-리위쟈 조를 2-0(21-15,21-12)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에 따라 이-이 조는 12일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조(세계랭킹 8위)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 조는 8강에서 부동의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양웨이-장지웬 조에 2-1(8-21 23-21 21-1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남자단식의 쌍두마차 이현일(김천시청)과 박성환(강남구청)도 16강에 합류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 '이 도발적인 말에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6ㆍ러시아)가 화났다.

그의 화를 돋운 이는 제니퍼 스터크진스키(26ㆍ미국).스터크진스키는 러시아,즉 이신바예바의 엉덩이를 걷어차기 위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다며 과감한 출사표를 던졌다. 자신의 최고 기록은 4m92로 이신바예바의 세계기록(5m3)에 11㎝ 모자란다. 객관적인 실력은 아직 부족하나 그는 "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의 영광을 빼앗아 '러시아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키 183㎝,몸무게 64㎏인 스터크진스키는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6세 때 아빠 손에 이끌려 소프트볼을 시작한 그는 9세 때는 할아버지와 골프경기를 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뉴욕 프레도니아 고교 시절에는 소프트볼 농구 축구 육상을 섭렵했고 2000년 뉴욕주 근대 5종경기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로버츠 웨슬리언대학에 진학한 이후 농구와 육상에 전념했고 특히 농구선수로 큰 족적을 남겼다. 그러다 2004년 장대높이뛰기에 입문했다. 이신바예바는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터크진스키 말에 무척 화가 났지만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나서 다시 행복해졌다"며 스터크진스키는 아직 자신의 상대가 아님을 시사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