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3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멤버인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톱 10'에 들었다.

위창수는 11일(한국시간) 미시간주 블룸필드타운십의 오클랜드힐스골프장(파70.7천446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선 밀렸지만 공동 9위(5오버파 285타)에 이름을 올렸다.

3년째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위창수는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사흘 선두권을 달린 끝에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둬 최경주(38.나이키골프.신한은행),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와 함께 막강한 '코리언 트로이카'의 일원이 됐다.

상금 17만6천달러를 받은 위창수는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겨 상금랭킹 70위(110만7천달러)로 도약했다.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는 PGA 투어에서 '상위 그룹'에 합류해 투어 카드를 걱정하는 수준은 뛰어 넘어 투어 대회 정상을 넘보는 수준에 올라섰다는 뜻이다.

위창수는 페덱스컵 포인트 63위가 되면서 이와 함께 상위권 선수들이 1천만달러를 놓고 돈잔치를 벌이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4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까지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4개 대회는 첫 대회 바클레이스는 144명, 두번째 대회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은 120명, 그리고 세번째 대회 BWM챔피언십은 70명만 출전할 수 있다.

'톱 10' 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위창수에게 3라운드 부진이 아쉬웠다.

폭우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3, 4라운드를 하루에 다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 위창수는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로 잘 버텼지만 상위권 선수들이 언더파 스코어를 쏟아내는 통에 밀리고 말았다.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에서 3타차로 벌어진 위창수는 최종 라운드에서는 초반 버디 2개를 잡아내며 분발했지만 집중력과 체력이 바닥난 듯 더블보기 1개와 보기 5개가 나오면서 무너졌다.

우승컵은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잇따라 4언더파 66타를 뿜어낸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돌아갔다.

4라운드 합계 3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해링턴은 3, 4라운드에서 69타, 68타를 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3라운드를 선두로 마쳤던 벤 커티스(미국)를 2타차로 따돌렸다.

한달만에 메이저대회를 잇따라 제패한 해링턴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9차례나 차지한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할 유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유럽 선수가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1930년 토미 아머(스코틀랜드) 이후 78년 만이며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한 선수는 월터 헤이건, 닉 프라이스, 그리고 우즈에 이어 네번째이다.

우즈는 2002년과 2006년 두차례 연승을 거뒀다.

해링턴은 "흥분도 됐고 압박감도 느꼈지만 승부처에서는 그런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역전 드라마가 주는 짜릿함을 즐겼다.

2라운드가 끝났을 때 5오버파로 공동 26위에 머물러 있던 해링턴은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단숨에 공동 3위로 뛰어 올랐고 4라운드에서도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해링턴에게 연장전 패배를 당해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꿈을 날렸던 가르시아는 4라운드를 68타로 막는 등 선전을 펼쳤지만 막판 3개홀에서 2타를 잃어버리며 또 한번 해링턴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003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다시 한번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던 커티스는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치는 부진으로 선두를 지켜내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