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남자 선수가 72년 만에 따낸 올림픽 자유형 금메달'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10일 오전 2008 베이징올림픽 메인 수영장 워터큐브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면서 동양인도 남자 자유형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을 전했다.

자유형은 배영과 평영, 접영까지 통틀어 수영의 4가지 영법 가운데 가장 빠르게 헤엄치는 방법이다.

기술보다는 체격이나 힘이 경기력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서양인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종목.

올림픽 메달 역사는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동양인이 올림픽 남자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딱 세 차례 뿐이며 모두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제국주의 열강으로 군림했던 1930년대 수영 강국이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자유형 1,500m의 기타무라 구스오와 자유형 100m의 미야자키 야스지는 동양인으로서 자유형 최단거리와 최장거리에서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일본은 1936년 베를린 대회 때도 데라다 노보루가 자유형 1,500m 타이틀을 거머쥐며 일본의 이 종목 2연패를 일궈냈다.

그러나 이후부터 전세는 역전됐다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출신이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금메달은 고사하더라도 동양인이 메달을 딴 것은 1960년 로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야마나카 쯔요시가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 마지막이었다.

박태환의 이번 올림픽 금메달은 동양인 남자 선수로서는 무려 72년 만에 자유형 금메달이며, 메달 색깔을 구분하지 않더라도 48년 만에 나온 것이다.

작년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미 한차례 세계 수영계를 놀라게 했던 박태환은 올림픽까지 정복하며 남자 자유형이 더 이상 서양 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했다.

박태환이 나오기까지 동양 남자들이 이처럼 올림픽에서 오랫동안 부진했던 반면 동양 여자들은 1990년대부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여자 자유형에서 동양인의 첫 금메달이 나온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가 처음이었다.

자유형 50m의 양웨니와 자유형 100m 좡융(이상 중국)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러징이(중국)가 자유형 100m 우승을 차지하며 명맥을 이었고, 2000년 시드니에서 주춤하다 4년 전 아테네 때는 자유형 800m에서 아이 시바타(일본)가 우승을 차지했다.

(베이징=연합뉴스)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