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가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번 경기는 올림픽 본선에 앞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평가전이다.

지금까지 다져온 조직력을 바탕으로 본선 무대를 밟을 베스트11을 굳히는 동시에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 대비해 유럽축구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자리다.

한국-호주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베스트11 굳히기
박성화 감독은 지난 27일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2-1 승)에 와일드카드 김정우(성남)와 김동진(제니트)을 포함한 사실상의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보냈다.

4-4-2 포메이션에서 박주영(서울)-이근호(대구)가 최전방 투톱에 섰고, 좌.우 미드필더에 김승용(광주), 이청용(서울), 중앙 미드필더에 김정우와 기성용(서울)을 내세웠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동진-김진규(서울)-강민수(전북)-신광훈(전북)으로 구성했고, 골문은 정성룡(성남)에게 맡겼다.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박 감독의 선택이 유력한 선발 라인업이다.

박 감독은 이번 호주전에서도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몸을 다친 김승용과 이근호는 이번 경기에 뛰지 않을 전망이다.

미드필더 오장은(울산)도 마찬가지다.

김승용의 자리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백지훈(수원), 이근호 자리에는 '제3의 공격 옵션'으로 낙점된 신영록(수원)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백지훈, 신영록에게는 주전 경쟁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선수들도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특히 오랜 침묵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골잡이 박주영이 박 감독의 '무한 신뢰'에 보답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본선 무대에 오르기 전 득점포를 재가동해야 박 감독의 부담도 한결 덜할 수 있다.

중앙수비수 김진규나 강민수도 하루가 다르게 팀 전술에 녹아들고 있는 장신 수비수 김근환(경희대)을 경계해야 한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실점의 빌미가 된 큰 실수를 한 오른쪽 풀백 신광훈 역시 그 동안 올림픽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뛰어왔던 김창수가 버티고 있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유럽축구 해법 찾아라
한국축구는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유럽팀과 총 7차례 맞붙어 3무4패만을 기록했다.

단 한 번도 유럽팀을 이겨보지 못했다.

1948년 런던 대회에서 스웨덴에 0-12라는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1964년 도쿄 대회에서도 체코에 1-6으로 대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 대회에서는 구 소련과 0-0으로 비겼고,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도 스웨덴과 1-1로 비기며 차츰 유럽 축구에 대한 면역을 키워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이탈리아에 1-2로 진 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는 스페인에 0-3으로 무릎 꿇었다.

시드니 대회에서는 모로코와 칠레를 각각 1-0으로 꺾으며 역대 조별리그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스페인과 1차전 완패 때문에 결국 8강 진출에 실패, 아쉬움이 더 컸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도 개최국 그리스와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강호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이탈리아는 조 1위 후보로 한국으로서는 8강 진출의 최대 걸림돌이다.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됐지만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잉글랜드 등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어 유럽식의 축구를 구사한다.

박성화 감독은 "호주가 이탈리아와 플레이 스타일이 같진 않지만 체력이 강하고 압박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우리 플레이를 전개해 나갈 지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평가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고의 적은 '부상'
이번 호주전은 결과보다 다치지 않고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달 7일 카메룬과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는 불과 일주 남짓 남았다.

현 상황에서 부상은 치명적이다.

이미 김승용이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갈비뼈 사이 연골을 다쳐 팀에 큰 걱정을 안겨줬고, 29일 훈련 중에는 이근호와 오장은이 공중볼을 다투다 부딪히며 눈가 부위가 찢어졌다.

최종엔트리 18명과 예비명단 4명을 지난 23일 등록했지만 심각한 부상이나 질병으로 대회 출전이 힘들면 첫 경기 24시간 전가지 40명 예비엔트리에서 교체가 가능하다.

대회 시작 후에도 킥오프 3시간 전까지는 예비명단으로 등록한 4명 중 국제축구연맹(FIFA)과 대회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대체 등록 가능하다.

하지만 새로 합류한 선수가 그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선수들보다 조직력이나 전술 운용 측면에서 나을 리는 없다.

지나친 욕심과 불필요한 동작 등은 선수 자신은 물론 팀에도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