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파 파월(26)이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인간탄환' 대결에서 자메이카 대표팀 동료이자 세계기록(9초72)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22)를 눌렀다.

파월은 23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그랑프리대회 남자 육상 100m에서 9초88로 결승선을 통과해 9초89을 기록한 볼트를 제치고 우승했다.

파월의 시즌 최고 기록인 9초88은 올해 작성된 공인 기록 중 6위이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06년 대회 신기록(9초86)을 작성했던 파월은 이 코스와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이로써 파월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9초74)을 갈아치우고 지난달 29일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에서도 패배를 안겼던 볼트에게 설욕하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기대를 부풀렸다.

이날 개인 통산 36번째로 9초대를 주파한 파월은 지난달 대표 선발전에서 9초97에 그쳐 9초85를 찍은 볼트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4월 웨이트트레이닝 중 역기를 들다 어깨를 다쳐 두 달간 재활에 매달렸던 파월은 개인 최고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강력한 라이벌 볼트와 두 번째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스타트가 늦었던 볼트는 키 193㎝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폭발적인 스피드로 파월을 추격했으나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파월은 "오늘 레이스에 매우 만족한다.

오늘 목표는 우승하는 것이었고 스타트는 매우 빨랐다.

속도도 끝날 때까지 꾸준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파월과 볼트 등 단거리 영웅을 둘이나 보유한 자메이카는 베이징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미국에 맞설 대항마로 자리잡았다.

파월은 25-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AAF 슈퍼 그랑프리대회에 출전, 동갑내기 라이벌 타이슨 가이(미국)와 100m에서 베이징올림픽 전초전을 치른다.

볼트는 불참한다.

가이는 지난해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파월을 누르고 100m를 비롯해 200m와 400m 계주에서 3관왕을 차지했는데 파월이 볼트를 누른 상승세를 앞세워 가이에게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올림픽 남자 110m 허들에서 '황색탄환' 류시앙(25.중국)의 호적수로 떠오른 다이론 로블레스(21.쿠바)는 이날 결승에서 자신이 보유 중인 세계기록(12초87)에 100분의 4초 못 미쳤지만 대회 신기록인 12초91로 우승, 1천만원 상당의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부상으로 챙겼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85를 넘어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지난 12일 3년 만에 세계신기록(5m3)을 세운 이신바예바는 4m95에 세 차례 도전했으나 추운 날씨 탓에 모두 실패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