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을 짜릿한 최종 라운드 역전승으로 장식했던 '미키마우스' 지은희(22.휠라코리아)가 한 달 만에 두번째 뒤집기 드라마를 예고했다.

지은희는 13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 골프장(파71.6천428야드)에서 열린 제이미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폴라 크리머(미국.195타)에 이어 2위(14언더파 199타)를 달렸다.

첫날 5타차, 2라운드 6타로 2위를 지켰던 지은희는 사흘 내내 크리머를 따라 다니며 우승경쟁에서 살아남았고 특히 맞대결을 펼치는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타수차를 4타로 줄여 상대를 압박했다.

웨그먼스LPGA 최종 라운드에서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불도그처럼 물고 늘어졌다'고 말했던 지은희의 뚝심에 4타차는 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타수차이다.

지은희가 "오늘 폴라와 타수차를 좁힌 것은 좋지만 너무 실수가 많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고 언급한 것은 오히려 역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부풀린 대목.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인 지은희는 짧은 버디 퍼트를 자주 놓쳐 추격전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16번홀(파4)에서 실패한 3m 버디 퍼트와 18번홀(파5)에서 놓친 2m 버디 기회는 두고 두고 아쉬웠다.

지은희가 그린에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음에도 3타를 줄이며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해 샷 감각을 지킨 반면 1라운드에서 60타를 뿜어냈던 크리머는 이날 1타 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친 크리머는 "경기 내내 대회 최소타 신기록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려고 애썼다"고 심리적 압박감을 실토했다.

박세리가 갖고 있는 대회 최소타 기록(23언더파 261타)을 깨려면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쳐야 하는 크리머는 "내일은 의식하지 않고 치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머리 속에 가득한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
노장 레이철 헤더링턴(호주)이 4언더파 67타를 쳐 3위(11언더파 202타)로 올라선 가운데 잊혀져 가던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 카리 웹(호주)은 9언더파 61타라는 맹타를 휘둘러 공동4 위(10언더파 203타)로 수직 상승했다.

이 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컵을 안았던 박세리(31)는 1타를 잃어 공동 29위(4언더파 209타)로 밀렸고 이븐파 71타를 친 위성미(19.미국 이름 미셸 위)는 공동 54위(이븐파 213타)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