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는 20대 중반의 새별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티에리 앙리(31.프랑스)와 미하엘 발라크(32.독일), 릴리앙 튀랑(36.프랑스) 등 내로라하는 일부 기성 스타들은 조용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또 '히딩크 마법'을 발휘한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62)은 러시아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고 8강전에서 스페인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이탈리아 사령탑 로베르토 도나도니(45)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 뜬 별과 진 별


'무적함대' 스페인의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24)와 다비드 비야(27)는 유로2008에서 위력적인 투톱을 이뤄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토레스는 예선 12경기 가운데 7경기에 나와 2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독일과 결승전에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예선 11경기를 뛰며 7골을 넣었던 비야는 비록 부상으로 결승전 엔트리에서는 빠졌지만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작성한 해트트릭을 포함, 모두 4골로 대회 득점왕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비야는 뛰어난 드리블 실력에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을 겸비해 해외 명문 클럽으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와 8강에서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승부차기 승리에 주역이 된 스페인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27)도 이 대회를 통해 빛을 내뿜었다.

구 소련 해체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러시아의 안드레이 아르샤빈(27)과 로만 파블류첸코(27) 역시 떠오른 별들이다.

아르샤빈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받은 경고 누적으로 본선 조별리그 1,2차전에는 결장했지만 복귀전을 치른 스웨덴과 3차전, 네덜란드와 8강에서 연속으로 골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파블류첸코 역시 188cm의 장신임에도 민첩한 몸놀림과 유연성으로 이 대회에서 모두 3골을 넣어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전차 군단' 독일 수비수 필리프 람(25)도 터키와 준결승에서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작렬시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드필더 바스타인 슈바인슈타이거(24)는 포르투갈과 8강, 터키와 4강에서 잇따라 골을 넣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세계적인 축구 스타 앙리를 비롯해 프랑스 수비진을 이끌어 온 베테랑 수비수 튀랑, 미드필더 클로드 마켈렐레(35)는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유로2004 이후 프랑스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2006 독일월드컵을 위해 다시 '레블뢰 군단' 유니폼을 입은 튀랑과 마켈렐레는 이번에 8강행이 좌절되자 또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독일 주장이자 플레이메이커 발라크도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또 무릎을 꿇어 '비운의 스타'로 이름을 남기게 됐고 네덜란드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38) 역시 러시아와 8강전 패배 이후 대표팀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두 골을 사냥한 뤼트 판 니스텔로이(32.네덜란드)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7.스웨덴), 한 골에 그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포르투갈) 등 내로라하는 골잡이들도 소속팀 탈락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사령탑 희비 교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히딩크 감독을 다시 한번 스타로 만들기도 한 유로2008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은 사령탑도 대거 나왔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에도 메이저대회 '4강 징크스'를 털어내지는 못했지만 구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를 처음으로 유로대회 준결승 무대에 올려 놓자 '히딩크 마법'은 세계 축구에서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받았다.

스페인 축구의 한(恨)을 씻어 준 구세주 루이스 아라고네스(70) 감독도 최고령 우승 사령탑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이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놓는다.

터키 페네르바체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그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요아힘 뢰브(48) 감독도 젊은 나이에 독일의 준우승을 견인, 마침내 '클린스만의 후임', '특급 조력자'라는 달갑지만은 않았던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반면 도나도니 이탈리아 감독은 애초 이탈리아축구협회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까지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끝내 해임됐다.

지난 대회에서 그리스 우승을 이끌었던 오토 레하겔(70) 감독 역시 이번에는 조별리그 3연패의 수모를 겪는 동시에 같은 조에 속한 러시아의 히딩크 감독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독일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던 스위스의 야코프 쾨비 쿤(62) 감독도 대회 이전에 했던 약속 대로 유로2008 조별리그가 끝나자마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어 왔던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0) 감독은 독일과 8강전에서 진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둥지를 옮겨 클럽 팀을 맡는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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