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9야드… 대회사상 최장 코스 뚜껑 열어보니…
장타자 우승경쟁서 밀려…어프로치샷·퍼팅이 승부 갈라
3R 루이스 선두…박인비 3위·김인경 5위·김미현 6위
US여자오픈, 장타가 무슨 소용? … '짠물퍼팅'이 최고!
역대 최장 코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63회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에서 장타자가 얼마나 유리할까.

대회 코스인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첸CC(파73)는 길이가 6789야드로 대회 사상 가장 길다.

이에 따라 개막 전부터 장타자들에게 절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그렇지 않다'로 나타났다.

29일(한국시간) 3라운드를 마친 현재 '장타자' 상당수가 우승경쟁에서 탈락한 상태다.

대신 승부는 아이언샷과 퍼팅에서 갈리는 양상이다.

골프는 드라이버 샷을 멀리 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3라운드까지 합계 9언더파 210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스테이시 루이스(23·미국)는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65.33야드로 커트를 통과한 74명 가운데 27위였다.

페어웨이 적중률 71%(23위),그린적중률도 67%(39위)로 평범한 수준이지만 라운드당 27개의 '짠물 퍼팅'을 내세워 1위를 달리고 있다.

1타차 2위인 폴라 크리머(미국)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61.5야드(38위)로 그리 돋보이지 않았으나 그린적중률 76%(6위)가 상위권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투어 내에서 '단타자'로 알려져 있는 김인경(20)과 김미현(31·KTF)이 합계 6언더파,5언더파로 각각 5,6위에 올라선 것만 봐도 그렇다.

김미현은 248야드로 장타 랭킹 61위이고 김인경은 246.33야드로 62위다.
US여자오픈, 장타가 무슨 소용? … '짠물퍼팅'이 최고!
그러나 김미현은 퍼트 수 28.67개(6위)의 고감도 퍼팅감각을 과시하고 있고 김인경은 그린적중률 78%(5위)로 절정의 아이언샷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드라이버샷을 평균 290.5야드나 날려 장타 1위에 오른 이지영(23·하이마트)은 그린적중률 67%(39)에다 라운드당 퍼트 수 31.33개(48위)에 발목을 잡혀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286야드로 장타 랭킹 2위에 오른 청야니(대만) 역시 페어웨이 적중률 52%(67위)와 퍼트 수 31.67개(52위)로 '장타'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선두인 루이스는 23세로 나이는 적지 않지만 불과 19일 전 프로로 전향한 '투어 새내기'다.

10대 때 허리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 때문에 척추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으면서도 골프채를 놓지 않았고 아칸사스대 재학 때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던 실력자다.

이번이 프로 데뷔 후 첫 대회여서 남녀 통틀어 최초로 '메이저대회 프로 데뷔전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계) 선수 중에는 박인비(20)가 선두와 2타차의 공동 3위,김인경(20)이 3타차의 공동 5위,김미현(31·KTF)이 4타차의 6위,교포 안젤라 박(20·LG전자)이 5타차의 공동 7위에 각각 자리잡았다.

최종일 마지막조 앞에서 플레이하는 박인비는 "챔피언조보다 오히려 그 앞 조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며 "여태까지 해 왔던 것처럼 파5홀에서 2온을 노리는 등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에디나(미 미네소타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