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가 2007-2008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완패를 당한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브라이언트는 18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뱅크노스 가든에서 열린 보스턴과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22득점을 올렸지만 팀의 92-131 패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6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 브라이언트는 39점 대패를 당한 탓도 있지만 보스턴에 챔피언트로피까지 내 줘 충격은 더 컸다.

브라이언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단지 실망스러울 뿐이다.

당혹스럽다"고 당시 착잡했던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브라이언트로서는 올해 준우승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그동안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브라이언트는 1999-2000년 시즌부터 레이커스를 이끌고 세 차례나 정상에 오르고도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 자주 밀려났다.

NBA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평균 30득점을 넘긴 2002-2003 시즌과 지난 시즌에도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MVP로 뽑힌 적도 없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동료와 호흡을 척척 맞춘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마침내 정규리그 MVP에 처음 선정됐다.

2007-2008 시즌 경기 당 평균 득점은 28.3점, 리바운드 6.3개, 어시스트 5.4개를 각각 올리며 레이커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레이커스는 덴버 너기츠와 8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33.5점을 올린 브라이언트의 활약 덕에 유일하게 4전 전승으로 서부 콘퍼런스 4강에 진출했다.

기세가 오른 브라이언트는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30점 안팎의 득점을 쏟아 붓고 '스페인 특급' 파우 가솔과 찰떡 호흡을 과시, 4년 만에 레이커스의 콘퍼런스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스턴을 압도할 만한 이렇다할 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평균 25.7득점에 리바운드 4.7개, 어시스트 5.0개로 정규리그보다 저조한 개인 성적을 냈다.

또 보스턴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고 야투 성공률에서도 심한 기복을 나타냈다.

브라이언트는 그렇지만 준우승에 만족하며 "팀이 자랑스럽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노력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2위를 차지한 것이 단지 첫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음 시즌에는 준비가 더욱 잘 된 팀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