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32.부산)이 무려 2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산소 탱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허정무 감독은 31일 치러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과 홈 경기(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KBS2 생중계)에 출전할 대표팀 소집 명단 25명을 확정해 20일 발표했다.

대표팀은 28일 낮 12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소집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안정환의 복귀다.

지난 2006년 8월16일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전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안정환은 올해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을 떠나 프로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부산 아이파크에 새 둥지를 틀면서 부활을 준비했고, 마침내 허정무 감독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1년 9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과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을 비롯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과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컵 챔피언에 오른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 김남일(빗셀 고베) 등 7명의 해외파도 총출동한다.

또 올해 K-리그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조동건(성남)과 '파리아스 축구'의 활력소로 인정받고 있는 최효진(포항)이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영광을 차지했다.

허 감독은 수비 라인에서 지난 3월 북한과 3차 예선 2차전 북한전에 뛰었던 선수들과 비교할 때 부상으로 빠진 곽태휘(전남)를 뺀 것 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미드필더 라인도 마찬가지. 북한전에 서상민(경남)을 '깜짝 발탁'했다면 이번에는 최효진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공격진에서는 오른쪽 복사뼈에 실금이 생긴 신영록(수원)을 제외하면서 조동건(성남)을 새로운 얼굴로 발탁했고, 박주영(서울)과 고기구(전남) 등 국내파 선수들을 재기용했다.

하지만 그동안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 한 번도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던 김진규(서울)는 이번에도 탈락했다.

컨디션이 나쁘지는 않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때 경기력에서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린 것.
허 감독은 "안정환은 소속팀의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체력과 기량 모두 괜찮다"며 "몸 상태가 좋고 큰 대회 경험이 많아 위기 상황에서 팀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전 명단(25명)

▲GK= 김용대(광주)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DF= 곽희주(수원) 강민수(전북) 조용형(제주) 이정수(수원) 조병국(성남) 김동진(제니트)
▲MF= 조원희(수원) 오장은(울산) 김남일(빗셀 고베) 이청용(서울)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김정우(성남) 이영표(토트넘) 김치우(전남) 오범석(사마라) 최효진(포항)
▲FW= 박주영(서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동건(성남) 안정환(부산) 고기구(전남) 설기현(풀럼)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