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첼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하면서 통산 17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맨유는 1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위건 JJB 스타디움에서 끝난 위건 애슬레틱과 2007-2008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전반 3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과 후반 34분 라이언 긱스의 추가골을 합쳐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27승6무5패(승점 87.골득실+58)로 이날 볼턴 원더러스와 1-1로 비긴 첼시(25승10무3패.승점 85.골득실+40)를 물리치고 1992년 시작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번째 우승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전신인 프로축구리그(The Football League) 시절까지 합쳐 총 17차례나 1부리그 챔피언에 올라 역대 최다 우승팀인 리버풀(18회 우승)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박지성은 공수에 걸쳐 좋은 몸놀림을 펼친 뒤 후반 23분 긱스와 교체됐고, 이번 시즌 출전한 14경기(13승1무)에서 모두 무패를 기록해 '선발출전=무패행진'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완성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86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개인 통산 10번째 정상을 밟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정규리그 31골로 득점왕을 차지해 맨유 우승의 주역이 됐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지성은 이번 시즌 무릎 부상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12경기에 출전 1골 1도움의 활약을 펼치며 2년 연속 우승메달을 받는 영광을 차지했다.

긱스도 1990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통산 758경기에 출전, 귀중한 추가골과 함께 보비 찰턴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다출전 기록과 동률을 이루면서 '레전드'의 탄생을 알렸다.

우승 경쟁을 펼친 첼시는 볼턴과 홈 경기에서 안드리 셉첸코의 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는 듯 했지만 경기 종료직전 동점골을 내주면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반 시작과 함께 호날두의 오른쪽 측면 돌파로 공격의 포문을 연 맨유는 전반 18분 폴 스콜스의 중거리포가 골문을 빗나가고 루니의 중앙 침투도 수비수의 밀착 방어에 막히면서 좀처럼 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최종전에 부담 때문인지 조심스레 공격을 전개한 맨유는 전반 26분 아크 정면에서 박지성이 유도한 프리킥을 호날두가 오른발슛으로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견고한 위건의 수비진을 공략한 맨유는 전반 31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흐른 볼을 잡으려던 웨인 루니가 상대 수비수의 백태클에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침착하게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볼을 차넣어 팀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호날두의 이번 시즌 41호골(챔피언스리그 및 컵 대회 10골 포함)에 정규리그 31호골.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박지성이 프리킥을 얻어내자 호날두가 키커로 나서 멋진 무회전킥을 선보였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연이어 루니가 단독 찬스를 맞았지만 역시 몸을 날린 골키퍼의 손끝에 걸리면서 추가골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후반 1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맞고 나온 볼을 달려들던 카를로스 테비스에게 살짝 밀어줬지만 역시 골키퍼 몸에 맞으면서 어시스트 기회를 날렸다.

맨유 퍼거슨 감독은 후반 조커로 박지성을 빼고 경험이 많은 긱스를 투입했고, 긱스는 후반 34분 루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추가골을 터트리며 2-0 승리를 완성했다.

한편 치열하게 진행된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 싸움에서는 풀럼이 포츠머스와 원정에서 1-0으로 이겨 17위를 유지하면서 다음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 남게 됐다.

하지만 설기현의 전 소속팀인 레딩과 버밍엄은 나란히 승리를 거뒀지만 강등권 탈출에 실패하면서 '꼴찌' 더비 카운티와 함께 챔피언십으로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