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마라톤에서 이봉주(38.삼성전자)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경쟁자들의 윤곽이 잡혔다.

경북 김천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37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참관차 대전에서 온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감독은 7일 이봉주의 근황을 전하면서 올림픽 전망 등을 소상하게 밝혔다.

오 감독은 "최근 마라톤에 출전할 케냐 선수들이 확정됐다.

생각보다 센 선수들이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마라톤 왕국 케냐는 지난달 말 보스턴마라톤을 4차례나 우승한 로버트 체루이요트, 런던 마라톤 1,2위인 마틴 렐과 사무엘 완지루를 베이징올림픽 대표 선수로 발탁했다.

체루이요트는 올해 2시간7분46초를 뛰었고 렐과 완지루는 각각 2시간5분15초, 2시간5분24초로 역대 마라톤 4~5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기록을 생산했다.

2시간4분26초로 세계 기록을 보유 중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2위 폴 터갓(케냐.2시간4분55초)이 이번 올림픽에 기권하면서 케냐 3인방이 우승을 다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 감독은 "케냐 선수들이 거액의 상금이 걸린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서는 강세를 보이나 특별한 메리트가 없는 올림픽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일본 도요타 육상단 소속으로 올림픽의 중요성을 체감한 완지루가 출전하기에 레이스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감독은 또 올해 2시간8분23초를 뛴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무바라크 하산 샤미(카타르)와 더위에 강한 스페인, 포르투갈 건각들도 이봉주와 경쟁할 선수들로 지목했다.

우수한 선수들이 총출동하면서 기록도 생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오 감독은 "예전 올림픽처럼 기록이 2시간11~12분대까지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2시간8~9분대에서 순위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봉주도 2시간8분대에 들어올 수 있도록 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봉주는 지난달 28일부터 3주 예정으로 대전 계족산에서 체력 및 지구력 강화 훈련을 치르고 있다.

8월 베이징의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를 고려한 체력 증강 훈련으로 날이 더워지는 5월 중순께 강원도 횡계로 장소를 옮겨 스피드 향상에 주력한다.

지구전에서는 이봉주가 경쟁력이 있지만 스피드가 뛰어난 케냐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초반부터 속도감을 유지하는 게 당면 목표로 다가왔다.

특히 코스가 평탄해 초반 페이스 유지가 승패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됐다.

처음 뛴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4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이봉주가 마지막 올림픽 출전에서 메달권에 다시 한번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