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8년차 안젤라 스탠퍼드(미국)가 자신도 놀란 신들린 퍼팅을 앞세워 깜짝 선두에 나선 가운데 새로운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시즌 두번째 우승과 대회 2연 패에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스탠퍼드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의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장(파72.6천66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의 맹타를 터뜨렸다.

62타는 2004년 크리스티 커(미국)가 세웠던 코스레코드 63타를 1타 줄인 새로운 기록.
2001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스탠퍼드는 2003년 숍라이트클래식에서 단 한번 우승을 차지했을 뿐 늘 중위권 성적을 내던 선수.
올해도 4차례 대회에 출전해 '톱10' 한번에 컷오프 한번, 그리고 12위와 16위의 성적으로 상금랭킹 13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스탠퍼드는 이날 때리면 그린에 안착한 아이언샷과 굴리면 홀을 찾아 빨려드는 퍼팅이 어우러지면서 자신의 18홀 최소타 기록을 깨는 신바람을 냈다.

스탠퍼드는 드라이브샷 정확도가 42.8%에 불과했으나 15차례 버디 찬스를 만들어냈고 25개에 그친 '짠물 퍼팅'으로 보기없이 10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그러나 스탠퍼드가 생애 두번째 우승을 꿈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회 작년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인 오초아가 7언더파 65타를 때리며 2위에 올랐다.

29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폭발시키며 버디 9개를 뽑아낸 오초아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다 보기 2개를 적어낸 것이 옥에 티였다.

선수들이나 대회 관계자들은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한 선수는 스탠퍼드지만 사실상 선두는 오초아"라며 남은 사흘 동안 경기는 오초아가 나머지 선수들을 상대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초아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할 후보에 한국 선수로는 이지영(23.하이마트)이 이름을 올렸다.

장타자에 유리한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장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이지영은 평소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가 수월하게 풀리면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그린 적중률이 77.8%로 꽤 높았고 그린을 놓친 네차례 보기 위기를 모두 넘긴 것이 우승 경쟁에 뛰어든 원동력이 됐다.

노장 세리 스테인하워(미국)가 6언더파 66타를 쳐 3위를 달린 가운데 청야니(대만),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헤더 영(미국) 등이 이지영과 함께 공동4위 그룹에 포진했다.

최나연(21.SK텔레콤)은 4언더파 68타를 뿜어내며 공동8위에 올라 조건부 시드권자의 설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고 공동11위(3언더파 69타)를 달린 장정(28.기업은행), 김주연(27), 김초롱(23)도 만족스러운 1라운드였다.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19위에 오른 한희원(30.휠라코리아), 지은희(22.휠라코리아)도 그런대로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김미현(31.KTF)은 공동33위(1언더파 71타), 박세리(31)는 공동73위(1오버파 73타)에 그쳤다.

부활을 선언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3언더파 69타를 때리며 공동11위에 올라 추격의 여지를 남겼지만 카리 웹(호주)은 공동73위(1오버파 73타)로 처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