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남북대결에 나서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 기적을 이룬 뒤 4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26위로 47위 한국에 한참 뒤진다.

남북 간 공식 A매치에서도 197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처음 만나 0-0으로 비긴 뒤 지난달 충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2차전(1-1 무승부)까지 총 10차례 맞붙어 1승4무5패로 열세였다.

유일한 승리는 1990년 10월11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2-1) 때다.

2005년(0-0 무승부)과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최근 치른 두 경기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달 동아시아대회에서 한국은 전반 21분 염기훈(울산)의 프리킥 골로 앞서 나가면서 후반 3분 상대 수비수 박철진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결국 후반 28분 정대세(가와사키)에게 동점골을 얻어 맞았다.

정대세는 동아시아대회에서 2골을 넣어 한국의 박주영(FC서울), 염기훈 등과 함께 공동 득점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정대세는 북한이 극도로 수비 중심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최전방에 홀로 배치됐지만 빼어난 기량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정지 동작이 거의 없고 골문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스피드를 떨어뜨리지 않고 날리는 슈팅과 상대를 등지고 하는 정대세의 플레이는 아시아 정상권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번 남북대결에서 정대세는 한층 더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바로 든든한 지원군 홍영조(베자니아 베오그라드)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리그에 진출하느라 지난달 동아시아대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홍영조는 요르단과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프리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안긴 공격의 주축이다.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4골을 뽑아내며 최종 예선 진출을 이끈 북한축구의 최고 골잡이다.

홍영조는 175cm의 키로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고 파워와 기술이 좋다.

특히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제치는 능력이 빼어나 경계가 필요하다.

K-리그에서 활약 중인 북한의 주전 미드필더 안영학(수원)도 "한국에 유럽에서 잘 하는 선수들이 들어왔지만 우리도 홍영조가 있다.

힘도 좋고 빠르며 좋은 공격수"라고 설명했다.

정대세는 홍영조와 역할 분담에 대해 묻자 "한 팀에 왕이 둘일 수는 없다"면서 "홍영조가 앞으로 나가면 내가 뒤에서 도와줘야 하고, 내가 앞서면 홍영조가 도와줘야 한다"며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한국 골문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드러냈다.

(상하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