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도 보고 예전에 함께 뛰었던 외국 친구들을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7일 오후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가 개막된 강원도 강릉시 교동 강릉실내종합체육관 빙상장 코치 박스에는 낯익은 얼굴 하나가 참가국 코치들과 다정스레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반가운 얼굴의 주인공은 쇼트트랙 대표선수 출신 '1호 교수님'이자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과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기훈(41) 울산과학대 교수였다.

김 교수의 역할은 코치박스에서 각국 코치들의 요구사항과 장내 정리를 맡는 역할. 이번 대회의 정식 임원이 아닌 순수 자원봉사 요원으로 참가했다.

자원봉사를 나선 역대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는 김 교수 뿐이 아니다.

이번 대회 주관 방송사인 SBS의 해설위원으로 나선 '쇼트트랙 여제' 전이경(32)은 대회 개막에 앞서 ISU 귀빈들과 빙상 원로들을 안내하는 의전 요원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금메달리스트 안상미(30)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여자 계주 금메달리스트 주민진(25)도 전이경과 함께 의전 담당 자원봉사자로 힘을 보탰다.

더불어 1999년 평창 동계아시안게임 500m 우승자인 이준환(30)은 다른 '메달리스트 자봉'과 달리 직접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에서 선수들의 공식 워밍업 시간을 체크하는 요원으로 땀을 흘리기도 했다.

김기훈 교수는 "한국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국제대회에 뜻맞는 후배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나서게 돼 기쁘다"며 "대기실에서 후배들에서 격려도 해주고 선배로서 경험담도 들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회에 나선 외국팀 코치들이 대부분 현역 생활을 함께 했던 선수 출신이어서 더욱 반가운 마음"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