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국내파 지도자 시대를 다시 연 허정무 감독(53)과 오카다 다케시 감독(52)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23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중국 충칭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리는 한.일전에서다.나란히 1승1무(승점4)지만 다득점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 승자가 대회 우승컵을 차지하게 돼 사실상 결승전이다.한동안 외국 지도자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던 양국이 다시 국내파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뒤 처음 치르는 경기라 의미가 크다.

한국은 허정무 감독이 2000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물러난 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요하네스 본프레레-딕 아드보카트-핌 베어벡(이상 네덜란드) 등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일본 역시 1998 프랑스월드컵이 끝나고 오카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대표팀 사령탑은 필리페 트루시에(프랑스)-지코(브라질)-이비차 오심(보스니아) 등 줄곧 외국인의 몫이었다.그러다가 지난해 말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대표팀 수장으로 돌아오며 한.일 축구는 다시 국내파 지도자 시대를 맞은 것.

허 감독은 멕시코월드컵에 출전한 1986년,오카다 감독은 1990년 은퇴해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허 감독은 대표팀 트레이너와 코치,K-리그 포항 감독을 거쳐 1998년 말부터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전남 드래곤즈를 맡아 FA컵 2회 연속 우승(2006,2007년)을 이루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오카다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예선전에서 가모 슈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자 지휘봉을 이어받아 일본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한 뒤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이후 1999년 J-2(2부)리그의 삿포로 콘사도레 감독을 맡아 이듬해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2003년부터 두 시즌 연속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J-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대표팀 수장으로 재임한 기간이 달라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 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새 출발 후 '허정무호'는 2승1무1패,'오카다호'는 3승2무를 기록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