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 얼굴을 때려 물의를 빚은 김은경(25.우리은행)이 눈물로 사과했다.

김은경은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김수연 선수에게 잘못을 저질러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1일 천안 국민은행과 경기 도중 김수연(22)과 몸싸움을 벌이다 얼굴을 때린 뒤 퇴장당했다.

현재는 우리은행 박건연 감독과 협의 끝에 구단 숙소에서 나와 지인 집에서 근신하고 있다.

김은경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국민은행과 지난 경기(1월12일, 춘천)에서 수연이와 몸싸움 과정에서 목을 많이 다친데다 원래 상태가 좋지 않던 왼손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진 일이 있었다"며 "1일에도 수연이와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지난 경기 생각이 나서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졌다"고 해명했다.

올 시즌 내내 4∼6위를 오가며 4강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온 두 팀은 만날 때마 격렬한 경기를 벌여왔지만 각팀 7∼8경기를 남겨놓은 최근엔 몸싸움이 유독 심해졌다.

김은경은 경기 후 김수연에게 너무 미안해서 차마 전화도 걸지 못한 채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미안하다.

고의로 그런 게 아니었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국민은행에서 김수연과 한솥밥을 먹다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은경은 "수연이와 친하지 않은 사이도 아닌데 경기 도중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전과'처럼 거론되는 작년 여자농구 최고 선배인 전주원(신한은행)과 충돌에 대해선 "당시 리바운드를 다투던 중 내 팔이 주원이 언니 겨드랑이에 끼게 됐다.

그걸 뿌리치다가 내 손이 주원이 언니에게 닿았을 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화통화 내내 울먹인 김은경은 사태 악화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인터넷방송 인터뷰 경위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경기 직후 인터뷰를 위해 라커룸에 들어왔다가 자신을 질책한 유영주 전 국민은행 코치 앞에서 김은경이 반성하기는 커녕 웃으며 "(수연이가) 전부터 계속..."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김은경이 벼르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돌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국민은행 때부터 친한 선생님(유영주)이 혼내시기에 죄송하기도 해서 멋쩍게 웃었는데 보시는 분들에게 더욱 안 좋게 비친 것 같다.

유 선생님께도 사과했다"며 울먹였다.

4일 오전 WKBL 재정위 결과는 미지수다.

규정엔 `경기장 폭력행위 가담자에겐 300만원 이하의 반칙금을 부과한다'고만 돼있지만 워낙 사태가 나빠졌기 때문.
김은경은 "마지막 중요한 시기에 내가 팀에 해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워낙 일이 커져 부모님 얼굴 볼 낯도 없다.

정말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