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막을 내린 일본시리즈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반지를 끼게 된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26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서도 대표팀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병규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센트럴리그 챔피언결정전부터 니혼햄 파이터스와 일본시리즈까지 펼친 활약상을 볼 때 대표팀 기폭제로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요미우리와 일본시리즈 진출권이 걸린 2차전에서 벼락같은 3루타와 홈런 등으로 3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던 이병규는 일본시리즈 2차전 4-1로 앞선 상황에서는 우월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고 2-0으로 앞선 3차전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일본시리즈에서 그가 거둔 5타점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나카무라 노리히로(4개)보다 많은 팀 내 최다 타점.
일본시리즈 타율은 5경기에서 0.111에 그쳤지만 득점이 필요한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때려주면서 '해결사'로서 기질을 발휘했다.

대표팀 단골 멤버인 이병규에게 걸고 있는 건 두 가지. 포스트시즌에서 여세를 몰아 사활이 걸린 대만, 일본전에서도 적시타를 때려 줄 수 있느냐는 것과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정보력이다.

이병규는 일본 진출 첫 해부터 132경기에 나서 타율 0.262에 홈런 9개 46타점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종범(전 주니치) 등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간 선수 중 첫 해 성적이 가장 좋다.

특히 매 경기 결승전이나 다름 없는 포스트시즌에서 일발 장타를 터뜨리면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 대표팀에서도 득점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즌 전 바람대로 아프지 않고 첫 해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그는 다양한 일본 투수들을 접해 왼손 엄지 수술로 이탈한 이승엽을 대신해 대표팀 타자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 선발이 예상되는 니혼햄 에이스 다르빗슈 유와 일본시리즈에서 두 차례 맞붙어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성향을 파악했고 홈런을 뽑아낸 우에하라 고지, 다카하시 히사노리(이상 요미우리) 등 일본 대표 투수들 스타일도 한 시즌을 겪으면서 충분히 연구했기에 대표 선후배들에게 전수해 줄 부분이 많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의 추락을 직접 체험했던 이병규가 1년간 일본에서 새로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는 한국의 부활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