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야수 조동화(26)가 한국시리즈에서 `작은 거인'으로 빛나고 있다.

173㎝의 작은 체구로 `거포'와 인연이 멀지만 기대하지 않은 홈런을 연거푸 쏘아올려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SK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펼쳐진 26일 서울 잠실구장.

SK가 1회 초 두산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로부터 선취점을 뽑았지만 2회부터 4회까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해 1-0으로 불안하게 앞서가고 있었다.

이 때 조동화가 갈길 바쁜 SK의 숨통을 트게 했다.

5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동화는 볼카운트 1-2에서 리오스가 던진 시속 144㎞ 짜리 몸쪽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우측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의외의 홈런에 당황한 리오스는 다음 타자 김재현에게도 우월 솔로아치를 허용한 뒤 6회에 구원투수 김상현으로 교체됐다.

SK가 결국 4-0으로 이기면서 2연패 뒤 2연승을 거둬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게 하고 한국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게 쓴맛을 안긴 한방이었다.

조동화는 지난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SK가 2-3으로 뒤지던 5회 2사에서 맷 랜들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때려 승부를 팽팽하게 몰어넣은 바 있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랜들에게 6타수5안타(타율 0.833)로 무척 강했고 자신감있게 방망이를 크게 휘두른 것이 짜릿한 홈런으로 연결됐던 것.

이로써 조동화는 한국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아치 두개를 그려 김동주(두산), 이호준, 박재홍(SK) 등 쟁쟁한 타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홈런 1위에 올랐다.

조동화는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뒤 상무 시절인 2003∼2004년을 제외한 5시즌 동안 홈런이 한개 밖에 없었다.

2005년 6월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랜들에게 솔로홈런을 뽑은 것이 유일한 기억이다.

조동화는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데 집중하는 `똑딱이' 타자로 통했지만 `가을잔치'에서 뒤늦게 홈런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플레이와 안정된 수비가 돋보이는 조동화는 올해 방망이 실력이 늘어 타율 0.272(290타수 79안타), 득점 48개, 타점 18개, 도루 25개의 성적으로 SK에서 공격의 첨병 역할을 단단히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중견수 겸 2번 타자로 나서 4차전까지 0.313(16타수 5안타), 도루 1개, 득점 3개, 타점 3개로 맹활약하고 있다.

손맛을 보기 시작한 조동화가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불방망이를 휘둘러 SK에 창단 후 첫 우승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