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우승을 잔뜩 별렀는데..."

21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강풍으로 취소되면서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게 우승컵을 내주게 되자 '토종 스타'들은 아쉬움을 곱씹었다.

6회 연속 한국 선수 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을 뿐 아니라 LPGA 직행 티켓을 따냈던 안시현(23)과 이지영(22.하이마트)처럼 '신데렐라 신화'도 중단됐다.

가장 허탈감이 큰 선수는 물론 페테르센에 1타 뒤진 2위로 이날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던 지은희(21.캘러웨이)였다.

지은희는 바람과 추위로 단 6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냈던 전날에도 4언더파 68타의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에 강한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조건부 출전권을 받는데 그쳤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두차례 우승을 바탕으로 틈틈이 초청받은 LPGA 투어 대회에서 13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을 챙긴 지은희는 내년 전 경기 출전권을 이미 확보해놓았다.

기왕이면 우승컵을 들고 LPGA 투어에 뛰어 들고 싶었던 지은희는 "날씨가 안 좋아서 이런 결정이 내렸다지만 경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타차 공동 3위 장정(27.기업은행)과 이선화(21.CJ)도 역전 우승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날씨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올해 한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이선화는 어쩌면 두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찬스가 무산된 게 안타까웠고 올해 우승 갈증이 심한 장정도 서운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장정은 작년에도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홍진주(24.SK에너지)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아픔을 씻어낼 기회였지만 허무하게 클럽을 도로 싸야만 했다.

페테르센에 3타차 5위로 대회를 마감한 문현희(24.휠라코리아)는 "난 바람에 아주 강한 편이라 기대를 걸었는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12월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 응시할 예정인 문현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퀄리파잉스쿨에 가지 않아도 되는 꿈을 꿔왔다"고 말했다.

한편 우승은 페테르센에게 돌아갔지만 2∼5위까지 한국 선수가 휩쓸었고 공동 6위 안선주(20.하이마트), 공동 8위에 최나연(20.SK텔레콤)과 안시현, 이미나(26.KTF)가 이름을 올리는 등 '톱 10'에 8명이 포진하는 등 안방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에서 '코리언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주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