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런포가 3경기 연속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는 일본 진출 첫 해에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주니치 드래곤스는 20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선발 나카타 겐이치의 호투속에 4번 주포 타이론 우즈의 역전 3점포를 앞세워 요미우리를 4-2로 제압하고 파죽의 3연승을 기록, 올해 처음 도입된 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일본시리즈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주니치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 한신에 2연승을 거둔 뒤 리그 우승팀 요미우리마저 3연승으로 따돌려 2년 연속 센트럴리그 대표로 일본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주니치는 27일부터 퍼시픽리그 우승팀 니혼햄 파이터스와 최후의 패권을 다투게 됐다.

지난 해 주니치는 센트럴리그 1위를 차지해 일본시리즈에 올랐지만 니혼햄 파이터스에 1승4패로 패했었다.

요미우리가 벼랑에 몰린 가운데 이승엽은 굳은 각오로 3차전에 나섰지만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전날 2개의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던 이승엽은 이날 2회 1루 땅볼, 4회 삼진, 6회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8회에는 몸 맞는 볼로 출루,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챔프전 3경기에서 홈런과 타점없이 11타수 3안타에 그쳤다.

2차전서 2타점 3루타와 쐐기 솔로 아치 등으로 승리의 수훈갑이었던 이병규도 이날은 2,4,9회 삼진, 6회 투수 땅볼 등 4타수 무안타로 잠잠했다.

챔프전 성적은 1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왼손 엄지 관절염과 포스트시즌 직전 터진 등 통증으로 막판까지 고전한 이승엽은 이번 시리즈에서 해결사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이날은 주니치 배터리가 첫 타석부터 꾸준히 몸쪽 위협구를 뿌린 탓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고 4회 무사 1루에서는 빈볼성 위협구를 둘러싸고 이유 없이 난동을 친 우즈와 신경전까지 벌이느라 사실상 정상 타격을 하지 못했다.

배수진을 치고 나선 요미우리는 2회 니오카 도모히로의 중월 솔로포로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경기 초반 매끄럽게 던지던 요미우리의 좌완 선발 다카하시 히사노리가 단 한 차례 고비에서 무너졌다.

다카하시는 4회 1사 후 이바타 히로카즈를 몸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모리노 마사히코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됐고 우즈에게 우월 3점포를 얻어 맞아 곧바로 1-3으로 뒤집혔다.

요미우리는 4회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우익수 키를 넘는 1타점 적시타로 추격을 펼쳤으나 주니치 선발 나카타의 위력투에 막혀 이후 한 점도 보태지 못했다.

그 사이 이번 시리즈 들어 맹타를 휘두른 다나시게 모토노부가 7회 좌월 솔로 아치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주니치의 차세대 에이스인 나카타는 7⅔이닝 동안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리며 삼진 11개를 낚으면서 2실점으로 호투,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또 포수 다니시게는 3경기에서 12타수 7안타로 타율 0.583, 1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차전과 3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우즈는 10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과 볼넷 4개를 넣으며 경원의 대상이 됐다.

이병규는 비록 3차전에서 침묵했지만 1999년 선동열, 이상훈, 이종범(이상 주니치), 2005년 이승엽(지바 롯데)에 이어 국내 프로야구를 거친 선수 중 5번째로 일본시리즈에 나가게 됐다.

반면 요미우리는 5년 만에 리그 정상에 복귀했으나 리그 챔피전에서 주니치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완패를 당해 일본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도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