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뤘던 한국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다섯번째 우승 전망에 파란 불이 켜졌다.

5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댄빌 블랙호크골프장(파72.6천212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롱스드럭스챌린지 1라운드에서 새내기 박인비(19)가 공동 선두에 나섰고 '맏언니' 박세리(30.CJ)는 2타차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샷은 다소 흔들렸지만 버디 기회는 놓치지 않고 보기 위기는 침착하게 막아내는 등 5언더파 67타를 쳐 팻 허스트(미국)와 함께 리더보드 맨 윗줄을 꿰찼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주니어 무대를 휩쓸었던 박인비는 US오픈 공동 4위에 이어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11위, 그리고 세이프웨이클래식 준우승 등 여름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상금랭킹 35위까지 끌어 올려 내년 투어 카드를 이미 확보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안젤라 박(19), 김인경(19), 민나온(19) 등 동갑 친구들에 밀려 4위에 머물렀던 그는 또 루키 가운데 맨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릴 기회를 잡았다.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커다란 업적은 이뤘지만 올해 한차례 우승에 그친 박세리도 2001년 우승 이후 6년만에 정상 탈환 가능성을 열었다.

박세리는 3번(파5), 4번홀(파3) 연속 보기로 초반은 불안했지만 이후 버디를 5개나 뽑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때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미국), 로리 케인(캐나다) 등과 공동 3위에 포진했다.

정일미(35.기가골프)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0위에 올랐고 1언더파 71타의 민나온은 공동 13위를 달려 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대부분 1라운드를 무난하게 치러내 박인비와 박세리의 우승 길목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회에서 단독 6위 이상에만 입상해도 사상 첫 시즌 상금 300만달러를 돌파하는 오초아는 단 한 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는 완벽한 샷을 뽐냈다.

18차례 버디 찬스에서 단 3차례 밖에 넣지 못하면서 무려 15개홀에서 2퍼트를 하는 답답한 플레이가 불만스러웠지만 장타력과 정확성은 누구도 따르지 못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작년 우승자 웹과 상금랭킹 13위에 올라 있는 프라마나수드 역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통산 5승을 따낸 베테랑 허스트는 파5홀에서 이글과 더블보기를 하나씩 적어냈지만 버디 5개를 보태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