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회 성적을 합산해 1위에 1천만 달러를 주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우승자의 윤곽은 반환점을 돌았지만 여전히 안개 속이다.

플레이오프 포인트랭킹 1위는 플레이오프 두번째 대회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최종 라운드 맞대결 끝에 우승한 필 미켈슨(미국).
하지만 2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 고작 2천413포인트 앞서 있을 뿐이고 단 한 번만 플레이오프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거둔 우즈와 격차도 4천880포인트에 불과하다.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컷오프를 당하고 두번째 대회에서 공동 60위라는 보잘 것 없는 성적을 낸 비제이 싱(피지)도 9천505포인트 차이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포인트랭킹 10위 이내에 포진한 선수라면 남은 2개 대회에서 우승 한번이면 단숨에 플레이오프 1위를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도 이런 잠재적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과감하게 두번째 대회를 포기한 최경주는 미켈슨에 5천713포인트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6일(한국시간) 밤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시키고 인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7천326야드)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플레이오프 세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은 최경주가 '1천만달러의 꿈'에 이르는 도약대가 될 전망이다.

최경주가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한다면 포인트 순위 1위로 나설 수 있다.

물론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이 남았지만 1천만 달러 경쟁에서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하위권으로 처져 포인트 획득이 미미하면 투어챔피언십에서 따라 잡기가 불가능해지거나 큰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경주는 도이체방크챔피언십 기권을 불러왔던 허리 통증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판단이다.

피로가 누적됐다는 '경고'를 허리 통증을 통해 받은 최경주는 곧바로 대회를 접고 나흘 동안 푹 쉬었다.

플레이오프 첫 대회에 이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을 뛴 선수들은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이 현지 시간 월요일에 끝나는 바람에 휴식없이 곧바로 보스턴에서 시카고로 이동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어차피 우즈는 첫 대회를 걸렀고 어니 엘스(남아공)는 두번째 대회를 빠졌으며 미켈슨은 세번째 대회를 결장하기에 도이체방크챔피언십 기권은 순위 경쟁에서 불리한 게 없다.

그러나 최경주의 우승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대회부터 출전 선수가 70명으로 줄어 들었고 이 대회 결과에 따라 30명으로 압축되는 마지막 대회 투어챔피언십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하위권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퍼팅 난조 때문에 고전하면서도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우즈가 실전 감각을 되찾는다면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대회 출전이 뜸한 우즈는 대체로 퍼팅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BMW챔피언십까지 퍼팅 부진이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밖에 앞선 2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든 스트리커와 로리 사바티니(남아공), 그리고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싱과 엘스, 짐 퓨릭(미국), 아담 스콧(호주) 등 강호들도 이번 대회에서 배수진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인트 순위 39위인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이번 대회에서 투어챔피언십 출전권에 도전한다.

한편 전날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우승 직후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BMW챔피언십 불참을 시사했던 미켈슨은 이날 투어 사무국에 정식으로 출전 포기를 통보해 달아오른 흥행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