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이나 대회 초반 홀인원을 하면 그 대회 최종성적은 어떨까.

홀인원의 상승세를 몰아 우승까지 치닫는 경우도 있지만,상당수는 우승컵을 안지 못한다.

1993년 남자골프 월드컵 프로암에서 홀인원을 한 박남신은 본 대회에서 실격당했고,2004마스터스 파3콘테스트에서 홀인원을 한 타이거 우즈는 프로전향 후 가장 저조한 성적(22위)을 냈다.

또 지난 4월 토마토저축은행오픈 프로암에서 홀인원을 한 강욱순은 본 대회에서는 20위에 그쳤다.

6일 골드CC 챔피언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 MBC투어 3차대회 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오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대회는 1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되면서 36홀 스트로크플레이로 단축해 치러졌다.

대회 첫날 2위권에 1타 앞선 단독선두에 나서며 시즌 3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지은희(21·캘러웨이)는 이날 속개된 최종라운드 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하고,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선두를 질주해 우승을 눈 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하루 이글 2개'의 행운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지은희가 전반 두 번의 이글에 감격해할 때 안선주(20·하이마트)가 맹렬히 추격했다.

지은희를 1타차로 뒤쫓던 안선주는 17번홀(파5)에서 2온 후 4m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단숨에 1타차 선두가 된 데 이어 그린이 까다로운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샷을 홀옆 1.5m 지점에 떨군 뒤 버디퍼트를 집어넣었다.

지은희는 '버디 홀'인 17번홀에서 두 번째샷이 벙커에 빠지며 파에 그쳤다.

안선주와의 격차는 2타.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승부의 추는 이미 안선주 쪽으로 기울고 난 뒤였다.

프로 3년차인 안선주는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시즌 3승,통산 4승째를 올렸다.

국내여자골프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신지애(19·하이마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간 강행군 탓인지 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