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황새' 조재진(26.시미즈)이 아시안컵 축구 출정을 앞두고 2골을 뿜어내며 이동국(28.미들즈브러)과 원톱 스트라이커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조재진은 5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중앙아시아 복병 우즈베키스탄과 친선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6분과 19분에 잇따라 득점포를 터트렸다.

두 골 모두 해결사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조재진은 전반 6분 최성국(성남)이 아크 쪽으로 스루 패스를 찔러주자 맹수처럼 달려들며 오른발 인사이드로 논스톱 슈팅을 질렀다.

달려나오는 우즈벡 골키퍼의 빈 틈을 정확히 보고 때린 깔끔한 슈팅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10여 분이 지나자 두번째 골이 터져나왔다.

전반 19분 염기훈(전북)이 미드필드 왼쪽에서 높은 크로스를 올렸고 조재진은 볼 낙하지점을 짐작하며 문전으로 달려 들어갔다.

수비수 2명 사이에서 헤딩 슈팅을 날린 조재진은 이번에도 골키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조재진의 이마를 떠난 볼은 골키퍼 발 밑으로 정확히 떨어졌고 가랑이 사이를 지나 골문을 꿰뚫었다.

지난해 10월 시리아와 아시안컵 예선 홈경기(1-1 무)에서 한국을 대회 본선에 안착시키는 선제골을 넣은 뒤 7개월 만에 터진 A매치 골.

조재진은 올해 들어 그리스(2월), 우루과이(3월), 네덜란드(6월)까지 베어벡호의 3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선발 출격해 공격의 선봉에 섰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더구나 네덜란드전에서 고관절을 다쳐 3주간 재활을 하게 된데다 같은 원톱 스트라이커 요원인 베테랑 이동국이 최근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느낌이 짙었다.

이 때문에 조재진은 이날 골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핌 베어벡 감독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골이었다.

특히 매번 골결정력 부족으로 답답해 하던 축구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조재진의 골결정력이 빛나는 한 판이었다"고 칭찬했으며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도 "활발한 측면 공격에다 제공권이 좋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조재진을 잘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주전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자신감이 충만해졌는 지 조재진은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최성국의 무릎에 발을 올려 놓고 구두를 닦는 시늉을 내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신바람'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