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19세의 애띤 소녀 김인경이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웨그먼스 LPGA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새로운 예비스타로 떠올랐다.

올해 LPGA 무대에 데뷔한 김인경은 웨그먼스 LPGA 최종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연장전까지 벌이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비거리 280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버샷과 자신에 찬 경기 운영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골프팬들에게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역전과 재역전이 이어진 접전 속에 18번홀(파4)의 보기는 김인경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김인경은 이날 최종 라운드 3홀을 남기고 오초아에 3타를 앞서고 있었지만 18번홀에서 1.5m짜리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와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김인경은 "오늘 마지막 3홀까지만 버티자고 다짐했는데 16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놓쳤다.

18번홀에서는 좀더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욕심을 부렸다"고 아쉬워 했다.

김인경은 파퍼트를 놓친 데 대해 "내리막 경사였는데 좀 더 강하게 쳤어야 했다.

오른쪽을 보고 쳤는데 그렇게 확 휘면서 돌아 나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쉽게 끝날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게 된 김인경은 "연장전을 생각하지 못해 준비를 잘 하지 못했고 당황스러웠다.

연장전을 생각하고 계획을 짰던 오초아에게 결국 기회를 준 셈이다"고 아쉬워 하면서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도 프로 무대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김인경이지만 아마추어 시절 경력을 보면 준비된 실력파임을 알 수 있다.

아버지를 졸라 10살 때부터 골프채를 손에 쥔 김인경은 서문여중 3학년이던 2003년 파맥스-빅야드배 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하면서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고 한영외고로 진학한 2004년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발탁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김인경의 그리 길지 않은 골프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주니어골프아카데미(IJGA)에 입학하면서부터.
명 코치 게리 길크라이스트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 출신인 휴 로여 코치의 지도를 받은 김인경은 2005년 주니어대회에서 세차례 우승을 하면서 미국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하면서 주니어부 최강자에 오른 김인경은 2006년 12월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최혜정(23.카스코)과 공동 수석의 영광을 나눈 뒤 프로 무대로 눈을 돌렸다.

5월에 열린 코닝 클래식에서 공동 4위에 올랐던 김인경은 웨그먼스 LPGA에서 생애 첫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만 이날의 뼈아픈 실수를 교훈 삼아 28일 밤 개막하는 US여자오픈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필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