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둔 민나온(19)은 미국은 물론 국내 골프 팬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낯선 무명 선수.

작년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18위에 그쳤던 민나온은 2007 시즌 풀 시드권이 아니라 컨디셔널 시드 4번을 받아 기존 회원의 결원이 생겨야만 대회에 나올 수 있는 신분이었다.

이마저도 컨디셔널 시드보다 우선권을 갖고 있는 2006 시즌 상금 순위 91위에서 125위까지의 선수들을 뺀 4번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기 번호는 39번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지난 4월말 코로나챔피언십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민나온은 LPGA 투어를 전담하는 전문 기자들은 물론 선수들도 '민나온이 누구냐'고 서로 물어볼 정도였다.

그러나 민나온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여자골프가 배출한 '숨겨진 보석'같은 선수.
동갑인 신지애(19.하이마트), 김송희(19.휠라코리아) 등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2005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며 세계 무대 진출을 꿈꿔왔다.

데뷔전이었던 코로나 챔피언십에서 5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5월 말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는 공동 11위를 차지했던 민나온은 5월14일 미켈롭울트라 오픈이 끝난 뒤 LPGA에서 대기 선수들의 순번을 그 때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조정한 덕에 대기순번 3위로 올라서며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받을 수 있었다.

민나온이 11일 최종 라운드에서도 이 순위를 지켜 우승할 경우 LPGA 사상 메이저 대회 최연소 우승 신기록을 쓰게 된다.

이 부문 기록은 4월2일 올해 첫 메이저대회였던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모건 프레셀(미국)이 세운 18세10개월9일이다.

1988년 11월5일 생으로 LPGA 회원 가운데 최연소인 민나온은 같은 해 5월23일 생인 프레셀보다 생일이 5개월 이상 느려 이 대회 우승을 할 경우 대기록을 세울 수 있다.

민나온은 "처음 나온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흥분된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마지막 두 홀에서 그린을 놓쳤는데 그래도 파로 막아 다행이었다"면서 "내일은 리더보드에 신경 쓰지 않고 매 샷마다 열심히 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나온은 코로나 챔피언십 때도 1라운드 2위를 하다 결국 5위에 그친 것을 염두에 둔 듯 "아직 루키지만 우승 욕심은 누구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경험도 한 번 해 봤기 때문에 더 긴장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63㎝로 크지 않은 키지만 이번 대회 평균 거리가 255.67야드고 본인은 "260에서 270야드 정도 나간다"고 말해 키에 비해 장타가 돋보이는 민나온은 아마추어 때 주요 성적을 묻자 "고등학교 1학년(경화여고) 때 용인대 총장기에서 준우승했다"고 소개하며 "공식 대회에서 최저타 기록이 6언더파였는데 오늘 7언더파가 개인 기록이 됐다"고 덧붙였다.

1타 차 2위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11일 새벽 3시25분부터 챔피언 조에서 우승을 겨루게 된 민나온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을 지 골프 팬들은 월요일 새벽을 뜬눈으로 지새게 됐다.

(하브드그레이스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