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틴 에넹(세계랭킹 1위.벨기에)이 총상금 192억원이 걸린 프랑스오픈테니스 3연패를 달성했다.

에넹은 10일 밤 파리 외곽 롤랑 가로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신성 안나 이바노비치(7위)를 2-0(6-1 6-2)으로 완파하고 2003년, 2005~2006년에 이어 통산 4번째로 이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대회를 3연패 하기는 모니카 셀레스(1990~1992년.미국)에 이어 15년 만이다.

우승상금은 12억6천만원.
이날까지 거머쥔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 중 4번을 롤랑 가로에서 이뤘을 정도로 에넹은 클레이코트에서 강세를 보였다.

클레이코트의 '황태자'가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스페인)이라면 '공주'는 단연 에넹이었다.

키는 173㎝에 불과하지만 부지런한 발놀림으로 코트 좌우를 누비고 코너를 구석구석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정평이 난 에넹은 세르비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한 이바노비치를 가볍게 제압하며 세계 여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결승전이 1시간 5분 만에 끝났을 정도로 에넹의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에넹은 이날 실책을 14개에서 줄이고 범실 31개를 저지른 이바노비치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또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네트 플레이를 8차례나 성공시키며 183㎝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파워가 장점인 이바노비치를 주눅이 들게 했다.

이혼 문제를 매듭짓느라 1월 호주오픈에는 결장했지만 시즌 처음으로 참가한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일구면서 에넹은 여전한 톱클래스급 기량을 과시했다.

에넹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 후 윔블던과 US오픈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아밀리 모레스모(5위.프랑스), 마리아 샤라포바(2위.러시아)에게 패하며 주춤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8강에서 호주오픈 우승자 서리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손쉽게 제압한 뒤 4강에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 옐레나 얀코치비(4위.세르비아)를 눌렀고 결국 정상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찬스를 마련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