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방송 중계권'을 놓고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일부 대회 스폰서 및 골프 전문 방송인 'SBS골프채널'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LPGA는 지난해 12월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B스포츠와 4년간 총 1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중계방송 판매권 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KLPGA 전 경기 방송 배급 및 협상권을 넘겼다.

이에 따라 IB스포츠는 방송사와 중계권 협상을 벌여 지난 4월 엑스포츠와 J골프를 주관방송사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KLPGA는 "협회가 개최하는 대회의 방송권은 협회에 속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기존에 대회를 개최해 오던 일부 스폰서들과 SBS골프채널은 "방송 중계권은 KLPGA가 아닌 각 대회의 스폰서가 갖고 있다"며 "아무런 협의 없이 방송 중계권을 마음대로 팔아먹은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오는 6월 말 열기로 예정된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은 이 문제로 인해 대회개최 포기를 검토 중이다.

레이크사이드 관계자는 "다른 방송사와 계약을 맺으면 공식 대회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KLPGA의 입장을 듣고 대회를 열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하이트컵,ADT챔피언십,레이크힐스클래식 등의 대회 관계자도 "이전에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방송 중계권 얘기가 느닷없이 나와 스폰서 입장에서 곤혹스럽다"면서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주관 방송사를 선정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KLPGA는 스폰서들의 반대가 거세자 주관 방송사 이외의 타 방송사에서도 중계가 가능토록 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단 타 방송사를 통해 방송하더라도 주관 방송사에서 동시 생중계나 재방송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KLPGA는 현재 MBC는 협회의 중계권을 인정하고 'MBC투어'를 신설,5개 대회를 중계키로 했으며 KBS도 이번 주 열리는 힐스테이트오픈을 중계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SBS골프채널은 "절충안은 주관 방송사를 인정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LPGA는 "SBS 측은 미국 LPGA에 돈을 주고 투어 중계를 하고 있으면서 KLPGA의 방송중계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며 "일부 스폰서가 SBS골프채널에 중계를 맡길 경우 대회 주관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IB스포츠 측도 "외국의 사례를 봐도 방송 중계권은 협회에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대한농구협회,아시아축구연맹,메이저리그사무국으로부터도 방송 중계권을 사들여 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계권 공방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일부 대회가 무산되는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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