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황제를 보러가자.'

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GC.와코비아챔피언십 프로암날인 데도 갤러리들이 페어웨이 양쪽을 겹겹이 둘러쌌다.

우즈와 조던이 동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두 황제의 만남은 샬럿을 홈으로 하고 있는 미국프로농구 샬럿 밥캐츠의 공동 구단주인 조던이 프로암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요청해 이뤄졌다.

이들은 사적인 모임에서는 자주 골프를 하지만,공식대회 프로암에서 함께 플레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

시가를 입에 물고 나타난 조던은 7번홀에서 2.4m짜리 파퍼트를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우즈의 모습을 흉내냈다.

조던의 장난기는 11번홀에서도 발동했다.

조던은 우즈가 티샷을 하려고 볼을 티 위에 올려놓자 발로 볼을 툭 차 갤러리 틈에 있던 한 소년에게 "가져도 좋아"라며 줘 버렸다.

우즈가 다시 티샷을 하려 하자 조던은 헛기침을 하며 훼방을 놓았지만 우즈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볼을 떨어뜨렸다.

우즈는 17번홀에서 앙갚음(?)을 했다.

조던이 그린 옆에서 친 볼이 호수 바로 앞에 멈추자 우즈는 퍼터로 볼을 들어올려 조던에게 주는 척했다.

조던이 볼을 받으려고 손을 뻗치자 우즈는 곧바로 호수에 던져 버렸다.

라운드 후 조던은 "우리는 농구와 골프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NBA 챔피언결정전 여섯 차례 우승과 마스터스 네 차례 우승 중 어느 것이 더 어렵느냐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던의 결론은 마스터스 우승이 더 힘들다는 것."농구는 단체경기이기 때문에 내가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커버해줄 수 있는데,골프는 혼자서 많은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경기"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우즈는 "조던은 미국 역사상 무하마드 알리 다음으로 위대한 선수다.

나는 위대한 선수 리스트에서 한참 아래에 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