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이라기 보다 상승세를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했다"(수원 차범근 감독),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부상 선수가 많았던 때는 없었다"(FC서울 세뇰 귀네슈 감독)

2일 오후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올해 세 번째 라이벌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수원이 이번 시즌 상대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차지했다.

올해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답게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가장 많은 2만8천713명의 관중이 입장해 차 감독과 귀네슈 감독의 지략싸움을 지켜봤다.

특히 수원은 3월21일 삼성하우젠컵 2007 2차전에서 서울에 1-4로 대패한 뒤 지난달 8일 1-0으로 승리하면서 라이벌전의 균형을 맞춘 터라 이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결과는 주전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지고 젊은 선수들이 나선 서울을 상대로 베스트 11을 총출동시킨 수원 차 감독의 완승.
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그라운드에서 자신을 불태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고 적극적인 경기를 주문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며 "선수들이 오랜만에 좋은 경기를 치렀다"고 기뻐했다.

차 감독은 이어 "오늘 이기면 상승세로 확실히 올라서는 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에 1골이라도 넣어서 이기는 데 주력했다"며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특히 "안정환과 나드손이 정상 컨디션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시간이 걸려도 기다릴 것이다.

그들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예상 밖의 대패를 당한 귀네슈 감독은 "감독 생활 20년 만에 이렇게 부상자가 많은 적은 처음"이라며 씁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귀네슈 감독은 "현재 부상자만 10명에 이른다.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2-3개월만에 좋은 팀을 만들었지만 이민성과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부상으로 무너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부상자들이 근육 보다는 뼈 부상이 많다"며 "오늘도 레드카드가 두 차례는 나왔어야 하는 데 아쉽다"고 호소했다.

귀네슈 감독은 또 "부상자들 역시 상대의 반칙으로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거친 K-리그 축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원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