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상을 딛고 시니어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의 2007-2008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일정이 발표됐다.

1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최근 올 시즌 시리즈 일정과 초청대상 선수 29명을 발표했다.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치러질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10월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레딩 '스케이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캐나다(11월1~4일.퀘벡), 중국(11월8~11일.미정), 프랑스(11월15~18일.파리), 러시아(11월22~25일.모스크바), 일본(11월29~12월2일.센다이) 등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상위권 선수들만 참가하는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은 12월13~16일까지 예정됐지만 개최 장소는 미정이다.

6개 그랑프리 시리즈에는 2007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자 안도 미키를 비롯해 아사다 마오(이상 일본), 김연아 등 1~12위 입상자, 2007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1~3위 입상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1~3위 입상자 등 16명과 세계랭킹 및 시즌 베스트 스코어 순위 등을 고려해 선정된 13명 등 총 29명이 초청 선수로 선정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말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올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잇따라 석권한 '피겨신동' 캐롤라인 장(14.미국)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할 기회를 얻은 것.
이에 따라 시니어 무대 2년차를 맞는 김연아는 '동갑내기 라이벌' 마오 및 안도와 힘겨운 경쟁은 물론 차세대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는 캐롤라인 장의 강력한 도전도 함께 받게 됐다.

146㎝의 작은 키를 가진 중국계 미국인 장은 독창적인 '펄(pearl) 스핀'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가 구사하는 펄 스핀은 레이백 스핀과 비엘만 스핀을 혼합한 기술로 스핀 연기에서 양손으로 잡아 들어올린 다리가 허리 춤부터 시작돼 머리 끝으로 서서히 올라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기해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 안정된 점프 연기와 뛰어난 표현력이 장점. 하지만 작은 키 때문에 피겨 특유의 아름다움은 아직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게 흠이다.

물론 그가 올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각국 빙상연맹은 15일까지 ISU에 주니어 및 시니어 대회 참가자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김연아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캐롤라인 장의 유연한 몸 동작과 점프를 칭찬하면서 잠재적 경쟁자로 인정했을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상대 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허리부상과 최근 에이전트 교체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낸 김연아가 9일부터 시작되는 캐나다 장기 전지훈련을 통해 올 시즌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