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8개월만에 복귀 1∼3호골..이을용도 6년만에 골맛

'돌아온 반지의 제왕' 안정환(수원 삼성)이 마침내 폭발했다.

안정환은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컵 2007 1라운드 B조 대전 시티즌과 홈 경기에서 전반 20분과 전반 38분, 후반 36분 자로 잰 듯한 오른발 슛으로 세 번 연달아 골문을 꿰뚫어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세리에A) 페루자로 떠나기 직전 부산 아이콘스 유니폼을 입고 고별경기로 치른 2000년 7월5일 부천과 원정경기 득점 이후 6년8개월여 만에 K-리그 1∼3호 컴백골을 한 경기에서 작렬했다.

안정환의 해트트릭은 1999년 6월23일 대전전에 이어 생애 통산 두 번째다.

지난 4일 대전전, 11일 전북전에서 77분을 뛰었지만 슈팅 하나 때리지 못했던 안정환.
그러나 골잡이의 천부적인 감각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음을 수원벌 '빅버드'에 모여든 팬들 앞에 보란 듯이 과시했다.

올해부터 주중 경기로 펼쳐지는 컵대회 개막전은 '무적(無籍) 선수의 설움'을 단 번에 떨쳐낸 안정환을 위한 잔치였다.

이관우의 패스를 받아 처음 때린 슈팅이 골키퍼 최은성 정면으로 날아가 아쉬워한 안정환은 두 번째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0분 곽희주가 하프라인에서 길게 로빙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공을 낚아챈 안정환은 페널티 지역으로 돌파한 뒤 예리한 슈팅으로 그물을 출렁였다.

골키퍼가 각을 좁혀봤지만 슈팅은 무릎 옆을 꿰뚫고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골 냄새를 맡은 안정환은 18분 뒤 또 득점포를 뿜어냈다.

이관우가 절묘한 스루패스로 공간을 열어주자 골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그라운드를 한 번 튀고 올라온 볼을 오른발등으로 꽂아넣었다.

사각이었지만 기막힌 타이밍에 꼼짝할 수 없는 골이었다.

안정환은 후반 18분 나드손의 횡 패스를 오른발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가 해트트릭에는 실패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36분 다시 한 번 나드손과 두 차례 2대1 패스를 주고받아 대전의 수비진을 허물고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깔끔한 인사이드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수원은 안정환의 해트트릭에다 전반 45분 삼바 용병 에두의 헤딩 골을 더해 대전을 4-0으로 대파했다.

수원은 대전과 개막전 승리에 이어 3년 간 이겨보지 못했던 '대전 징크스'를 완전히 씻어냈다.

광주에서는 '투르크 전사' 이을용(FC 서울)이 날았다.

이을용은 B조 1차전 광주 상무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39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넣었다.

부천 시절이던 2001년 9월 포항전 이후 5년6개월 만에 골맛을 봤다.

서울은 아디, 이을용, 김은중, 김치곤, 두두가 골 퍼레이드를 펼쳐 광주를 5-0으로 대파했다.

'공격 앞으로'를 선언한 터키 출신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은 K-리그 데뷔 3연승 행진. 이청용은 세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인천 유나이티드는 7골을 주고받는 공방 끝에 대구 FC를 4-3으로 따돌렸다.

인천은 전반 이준영의 헤딩골과 후반 초반 박재현의 연속골, 데얀의 추가골로 4-0까지 앞섰다.

반격에 나선 '도깨비팀' 대구는 루이지뉴의 연속 페널티킥과 김주환의 발리슛으로 한 골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리네, 심영성의 연속골로 전북 현대를 2-0으로 제압했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경남 FC와 부산 아이파크의 컵대회 첫 경기는 득점없이 끝났다.

(수원 서울연합뉴스) 옥 철 박성민 기자 oakchul@yna.co.kr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