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안현수(22.한국체대)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연패 달성에 성공하며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의 이름값을 했다.

지난 달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때 우여곡절을 겪으며 간신히 1,000m 금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한 것이다.

안현수는 아버지 안기원(50)씨와 어머니 전미정(42)씨의 3남1녀 중 장남으로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나 명지초등학교 때 스케이트 화를 처음 신었다.

172㎝, 63㎏의 크지 않은 체구의 안현수는 11살 때인 지난 1996년 학생종별 대회에서 남초 500m와 1,500m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 통합 1위에 오르면서 쇼트트랙 신동으로 인정을 받았다.

초등부를 석권한 안현수는 명지중학교 시절에도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동계체전 3연속 금메달을 따내 '기대주'로 성장했고, 신목고에 진학한 뒤에도 고등부 1,000m와 1,500m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나선 안현수는 1,000m 결승에서 어이없는 충돌로 동메달마저 날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하면서 첫 좌절을 맛보기도 했지만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3관왕 위업을 달성하며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했다.

그러나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 대회 직전 아킬레스건 염증과 심한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1,500m 은메달에 머물렀고 설상가상으로 500m에서는 중국 심판들의 편파 판정 의혹 속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되는 불운을 겪었다.

동계아시안게임 참가 후 아킬레스건 치료와 휴식을 위해 6차 월드컵에 불참했던 안현수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첫 날 1,500m에서 `숙적'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우승을 내주며 동메달에 머물렀고 500m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안현수는 마지막 날 1,000m와 5,000m 릴레이에서 차례로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오르고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명실상부한 최강자 위용을 뽐냈다.

안현수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해 중국의 여자 에이스였던 양양A가 보유한 대회 6연패를 이루고 싶다.

멀게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토리노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우승 감격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