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연습을 제대로 못해 보충하느라 노력하는 데 주변에서는 너무 열심히 한다고 말하네요."

'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오랜 만에 신바람을 내면서 훈련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나온지 벌써 12일째. 그동안 치료를 못 받은 데다 갑작스레 훈련량을 늘리는 바람에 허리통증이 재발, 잠시 우울해 했던 김연아는 한국에서 날아온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병원장의 집중치료 덕분에 허리를 곧게 펴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다.

이제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20-25일.도쿄)에서 여자 싱글이 시작되는 23일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11일. 토론토 크리켓클럽 빙상장에서 브라이언 코치와 막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김연아에게는 하루 24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한인가정에서 민박을 하고 있는 그의 하루는 오전 6시 기상으로 시작된다.

오전 7시30분에 시작되는 첫 레슨에 참가하기 위해선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한다.

훈련장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다.

지난해 5월부터 3개월간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해 주변 지리를 자세히 익힌 어머니 박미희씨가 렌터카로 김연아를 매일 훈련장까지 실어나르고 있다.

훈련장에 도착한 김연아의 첫 번째 과제는 워밍업. 스트레칭과 가벼운 달리기 등으로 근육을 풀어준 뒤 오전 8시30분부터 브라이언 오셔 코치와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코치가 살짝 손을 봐준 쇼트프로그램과 함께 이번 시즌부터 쓰고 있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반복 훈련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이후 찾아온 허리통증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김연아는 오셔 코치가 걱정할 정도로 훈련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훈련장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김연아는 오후 1시30분부터 안무가인 윌슨 코치와 연기동작을 맞추고, 오셔 코치로부터 점프 동작에 대한 교정을 받는다.

또 다른 코치는 스핀 연기를 집중적으로 봐주고 있다.

오후 훈련 마무리는 체력훈련. 1시간 동안 러닝머신에서 강도를 조절하면서 달리기를 해 부족한 근력을 늘리고 있다.

힘겨운 하루 훈련의 마무리는 오후 5시. 어머니가 직접 차려주는 저녁식사로 허기를 달랜 뒤 전지훈련에 동행한 장남진 물리치료사로부터 마사지를 받는다.

이제부터는 김연아의 자유시간. 한국에서 가져온 노트북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관리하고 인터넷 서핑도 즐긴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자기 기사를 읽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김연아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오후 10시-11시 사이. 워낙 하루를 일찍 시작하다 보니 잠자리도 일찍 들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 새벽 2-3시에 잠을 잤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건전(?)해진 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게 김연아의 귀띔이다.

김연아는 "한국에서는 훈련장 대여문제로 한밤 중에 훈련하기 일쑤였는 데 여기에서는 일정한 시간에 맘을 놓고 탈 수 있어서 훈련 성과가 좋다"며 "꼭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토론토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